고환율의 지속, 그리고 급격한 경기 침체에 따른 리바운드 가능성
지난 시간 2023년 한국 수출이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한국 수출의 선행지표 점검). 그리고 한국 국채와 미국 달러자산이 수출 감소 시기를 버텨내는 데 힘이 된다고도 말씀 드렸죠(한국 수출이 망가질 때, 어떤 자산 유망하나?).
이번 시간에는 한국 수출에 희망이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저는 2023년 상반기는 몰라도 하반기로 가면서부터는 희망의 싹이 조금씩 돋아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판단을 내리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 때문입니다.
환율의 상승 원인이 '경기 악화 및 외국인 주식 매도' 때문이기에, 이는 분명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한국 수출기업들은 외부 충격에 마냥 무너지는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도 감안해야겠죠. 환율 상승이 장기화되면 수출 기업들은 이에 적응합니다. 예전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아도 수익이 나고 또 이 때를 활용해 이전에 포기했던 시장에도 진출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따라서 환율 상승 이후 약 1년이 지나면 기업실적이 개선되곤 합니다. 그리고 기업이익이 버틸 때, 투자도 재개하고 또 품질 향상도 꾀할 것이에 수출 경쟁력도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수출이 살아날 두 번째의 희망은 불황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OECD 경기선행지수나 ISM 제조업지수 등 각종 선행지표가 일제히 급락 중입니다. 즉, 이번 경기 침체는 매우 격렬하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죠. 그리고 격렬한 경기 침체 이후에는 대체로 강력한 경기의 반등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2011년 유럽 재정위기처럼, 새로운 위기가 또 찾아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2009년부터 회복되던 세계경제가 2011년부터 다시 나빠진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격렬한 경기 침체는 어쩌면 빠른 수출 경기의 회복을 가져올 요인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자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