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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Dec 01. 2022

한국 경기동행지수, 이제 개편 필요한 듯

경기선행지수는 1년 반째 떨어지는 데...


최근 발표된 2022년 10월 산업활동 동향은 회색빛이었습니다.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한국 주요 업종별 생산 증가율인데, 반도체와 전자부품 및 전기장비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선박(기타 운송장비)과 자동차 부문의 호조는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만.. 한국 수출 산업의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참고로 경기동행지수는 경기의 '정점(P)'과 '저점(T)'을 판단하는 잣대로도 사용되는 아주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림> 한국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base=100)


특히 아래 <그림>을 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취업자 수의 변화가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발견할수 있죠. 즉, 지금까지는 잘 맞아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좀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2022년 상반기를 고비로 제조업 생산은 물론 소비, 그리고 고용지표도 탄력이 둔화되는 데... 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만 저렇게 상승하는지 궁금증이 커집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동행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지표 선택 문제 때문이겠죠(아래 <표> 참조). 건설기성액이 2.7% 그리고 수입액이 2.3% 늘어났으니 동행지수가 상승한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말입니다. 


이런 부분이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잘 맞아 떨어지던 지표가 갑자기 안 맞기 시작하는 게 너무 자주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냐 하면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과잉 최적화' 가능성입니다. 경기동행지수를 10번 개편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경기변동을 가장 잘 측정하는" 지표 위주로 지속적인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우연적으로 잘맞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잘맞춘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어지는 문제가 있죠. 




두 번째는 한번 발표된 데이터가 영원히 고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OECD 경기선행지수의 실제 발표치와 사후 조정치의 흐름을 보여주는데, 2008년이나 2020년 같은 급격한 경기 변동 국면에 실제 발표치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사후 조정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10월 통계가 발표되었다 하더라도, 10월 데이터는 이후에 계속 수정됩니다. 계절적인 변동도 조정하고, 또 당시에 통계에 응했던 기업이나 사람들이 수정을 원할 수도 있죠. 실제로 위의 <표>를 표면 'p' 표시가 있는데, 이것은 잠정치(preliminary figures)라고 합니다. 즉, 앞으로 수정될 수 있으니 해석에 참고하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아무튼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경기동행지수가 점차 신뢰성을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경기선행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선지 거의 1년 반이 되어가는데, 경기동행지수만 고고하게 상승하는 게 정상은 아닐테니까 말입니다. 아마 경기선행지수나 경기동행지수 둘 중에 하나에 문제가 생긴 탓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신속한 조정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림>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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