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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Dec 03. 2022

복지의 원리3 - 한국 국민연금 이야기

모든 소득계층의 수익비가 1.0을 넘는 마법!

지난 시간 "복지의 원리"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저부담/저복지'를 특징으로 하는 나라가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본 바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국민연금의 문제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혹시 이전 글을 못 본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복지의 원리 - 왜 국가가 연금제도를 관리하나?

복지의 원리2 - 저부담/저복지 국가의 기원


***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곧 고달될 것이기에 못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말은 '현재의 시스템이 변화 없이 유지된다면'이라는 가정을 달았을 때에는 맞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148쪽).


만약 (국민연금) 보험료를 필요한 만큼 인상하지 못하면, 2088년에는 수입 337조, 지출 1,120조로 한 해 적자만 78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료를 끊임없이 거둬들이는데 어떻게 그 많은 적립금이 15년 만에 다 사라지는가? 그리고 매년 엄청난 적자가 나는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현재의 국민연금이 저부담고급여 체계이기 때문이다. 서구 선진국들은 평균 20%선의 보험료에 40% 소득대체율로 공적연금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9% 보험료에 40% 소득대체율이다. 약속받은 연금에 비해 보험료를 너무 적게 낸다.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으니 앞으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인구고령화 문제가 없어도, 가입자들이 은퇴해서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서 잠깐 국민연금의 수익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수익비란 보험료 납부 총액대비 연금수급 총액의 비율인데, 이게 1배라면 낸 돈을 그대로 연금으로 돌려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국민연금 제도는 저소득층에게 매우 유리하게 짜여져 있다고 합니다(책 149쪽).


소득수준별 소득대체율을 살펴보자. 우리나라 국민연금에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들어 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라고 하는 것은 평균소득자의 경우에 그러하다는 뜻이다. 평균소득 이상 고소득자의 소득대체율은 낮아지고 저소득자의 소득대체율은 높아진다. 그래서 <표 5-1>에서 보다시피, 저소득자일수록 수익비(=보험료 납부 총액대비 연금수급 총액)가 높아진다. 고소득자가 받아야 할 연금이 저소득자에게 재분배되기 때문이다.


이 결과 월 평균 1백만원을 버는 저소득자는 수익비가 무려 3.0에서 4.2까지 예상됩니다. 보험료로 1천만원 납부했다면, 연금으로 총 4,200만원까지 받는 셈입니다. 


출처: "복지의 원리", 149쪽.


***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어떻게 평균적인 소득(227만원)을 가진 사람의  수익비가 1.8~2.6을 기록할 수 있을까요? 소득재분배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저소득자가 더 받는 만큼 고소득자는 덜 받아야 정상이고, 그렇다면 고소득자의 수익비는 1 미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연금가입자의 수익비가 1을 넘는 것은 국민연금의 또 다른 문제에 기인합니다(150쪽).


이 마법(=모든 국민의 수익비가 1.0을 넘는 일)은 우리 국민연금이 확정급여 방식에 세대 간 소득이전 방식인 부과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미래 근로세대에게 높은 보험료를 부과해 현세대 은퇴자들에게 약속한 연금을 지급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를 '세대간 사기극'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래의 근로세대 인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150~151쪽).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5년 기준 654만 명에서 2049년에 1,882만 명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며 생산연령인구(15~64세 인구)가 줄어들어, 노인부양비가 크게 상승한다. 2015년에 생산연령인구 100 명당 노인이 17.5명이던 것이 2036년에 50명이 되고, 2065년에는 88.6명이 된다. 지금은 5~6명의 생산연령인구가 1명의 노인을 책임지면 되지만, 2036년에는 2명이 노인 1명을, 2065년에는 거의 1대 1의 비율로 노인의 연금과 의료 등 여생을 책임져야 한다. 


***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봅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국민연금의 수익비를 낮추어야 합니다. 더 내고 덜 받는 것은 물론, 현재 60~65세에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데 이를 더 늦추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연금 수급시기가 연장되면 노인이 반발할 것이고, 국민연금료 인상은 기업과 근로연령인구 모두 싫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 "내 임기 중에만 안하면 돼"라는 생각을 가지는 정치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중이죠. 암튼.. 저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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