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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Jan 01. 2023

"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2- 골드버그 이야기

무역흑자를 내면 경제가 발전하고 각종 문제가 해결될까? 

지난 시간에는 "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에 대한 서평을 통해, 화폐와 주식회사 시스템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바꾸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금(Gold)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제가 출연하는 몇 군데 방송에서 공통적으로 "금 투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왔기에 하는 이야기입니다. 


금은 기본적으로 아주 빈약한 사용가치를 지닌, 값비싼 금속입니다. 금은 화학적 성질이 안정되어 있기에, 귀금속으로 만들기 좋으며 또 치아를 대체하는 용도로 종종 사용됩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기에는 너무 채굴량이 적으며, 또 무릅니다. 따라서 금이 높은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그 희소성과 함께, 인류의 역사 속에서 금속화폐로 사용되었던 역사적 배경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


"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의 130쪽에는 위대한 경제학자, 데이비드 흄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130쪽).


데이비드 흄 Divid Hume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그는 모든 것에 회의적인 18세기 스코틀랜드 사람이었다. (중략) 흄이 활동했던 시대에 국가들은 화폐와 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들은 '금과 은이 곧 부'라고 생각했다. 국가가 부유해지려면 금을 가능한 한 많이 축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역 흑자를 내면 많은 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었다. 쉽게 말해서 수입하는 것보다 더 많이 수출하는 것이 부를 쌓는 좋은 방법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수출을 늘리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금보다 더 많은 금이 국가로 유입되고 국내 통화량이 증가해 결국 국가가 부유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 국가는 수입을 제한하거나(수입 쿼터제) 수입품에 더 많은 세금(관세)을 부과해야 한다고 믿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익숙한 주장이지 않은가? 일부 현대 정치인들이 무역에 대해 이와 똑같은 주장을 한다.


당장 미국의 트럼프가 떠오르네용. 그렇지만, 흄은 금을 잔뜩 모아봐야 달라질 것 없다고 지적합니다(130~131쪽).


하지만 흄은 이런 주장들이 모두 틀렸다고 했다. 흄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사고 실험을 했다. 하룻밤 사이에 영국이 보유한 금과 은의 5분의 4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가정하자. 휙!

이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농부들은 계속 밀을 재배하고 노동자들은 면직물을 생산하고 석탄을 캔다. 금화와 은화가 귀해졌기 때문에 금과 은의 가치가 이전보다 네 배 뛴다. 이전에 은화 네닢으로 밀 1부셸을 샀거나 일주일치 일당을 지급했다면, 이제는 은화 한 닢이면 충분하다.

영국에선 그리 큰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일주일 치 임금으로 여전히 밀 1부셸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영국의 물품들이 갑자기 엄청 저렴해졌다고 느낀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영국으로부터 서둘러 밀을 수입한다. 대량의 밀이 해외로 수출되면서 영국에서 은화가 쌓이기 시작한다. 흄은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영국이 잃었던 돈(금화나 은화)을 다시 되찾고 경제를 이웃 국가들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가”라고 책에 썼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의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영국에서 금과 은의 양이 갑자기 네 배 증가하면 물가가 상승할 것이다. 그러면 영국 소비자들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좀 더 저렴한 물품을 앞다퉈 사들인다. 결과적으로 금화와 은화가 영국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어떤 상황이든지 물가와 무역은 자동적으로 균형 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를 두고 흄은 '자연의 보통 섭리'the common course of nature라 불렀다. 또한 한 국가에 은과 금을 쌓아 두려는 시도는 바다의 어느 쪽을 다른 쪽보다 높이려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말했다. "어디로 흐르든지 바닷물은 수평을 이룬다."


그럼, 무엇이 중요할까요? 이에 대해 흄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실제로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지만, 미국의 무역수지가 개선되었다는 증거를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아래 <그림>의 파란선은 미국의 무역수지로, 단위는 백만 달러입니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될 때, 미국은 월간 500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이 되면 이제 약 8백억 달러로 무역적자가 더 늘어났습니다. 


감정적으로는 해외 상푸을 다 쫓아내고 관세를 부과하고 쿼터를 제한하는 게 맞는 일이다 싶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가는 셈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하듯, 미국으로 공장이 돌아오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또 잠재적인 적에 맞서도록 동맹국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크게 늘어지 않고 있습니다만,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생각 갖게 되네요. 


https://fred.stlouisfed.org/graph/?g=Yj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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