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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Dec 30. 2021

성차별, 동성애혐오, 인종차별 없는 세상은 언제 올까?

"지금 다시 계몽" -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점진적인 변화는 지속된다!

얼마전 지인들 단톡방에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남자 며느리 여자 사위보는 세상이 온다는데?"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아마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들이 하는 이야기겠죠. 저도 한때 "내 아이가 동성애자라면 어떻게 대해야할까?"를 고민한 적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죠. 


동성애가 잘못된 교육 혹은 관습에서 시작되는가? 아니면 태어나면서 가진 경향인가? 그리고 질병인가? 질병이라면, 고칠 수 있는가?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동성애 성향을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많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며, 질병 코드에서 동성애 관련 항목을 삭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성 발달이 선형경로(linear trajectory)를 경유하여 이루어진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마침내 WHO의 위촉을 받은 자문위원회는 지난 수십 년간 발표된 심리학 및 역학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F66.0조와 기타 4개의 동성애 관련 심리학적 질환을 ICD에서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https://www.science.org/content/article/no-scientific-basis-gay-specific-mental-disorders-who-panel-concludes


지난 2014년의 결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학자들의 견해가 점점 수용되면서, 적어도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등이 사라지는 추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림 15.1>이 편견의 실질적인 감소를 드러내는지, 혹은 사회가 편견을 잘 수용하지 않은 탓에 응답자가 자신의 부끄러운 태도를 감추려 든 것인지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보다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증오범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 15.3>은 1996~2015년에 벌어진 미국의 증오 범죄 흐름을 보여줍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 차별 폭력은 한 때 야간 습격과 집단 구타의 형태로 꾸준히 발생했지만(20세기 초에는 일주일에 3건), 그 숫자는 20세기 들어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시아계, 유태인, 백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 역시 하락하고 있습니다.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는 9.11 이후의 일시적인 증가 외에는 특이점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아래 <그림 15.5>는 1791~2016년에 걸친 '동성애의 비 범죄화' 흐름을 보여줍니다. 


과거 동성애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형사 범죄에 해당되었습니다. "성인간의 합의된 행동에 대해 다른 이가 간섭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처음 나온 것은 몽테스키외, 볼테르 등 계몽주의의 시대였죠. 이후 소수의 국가가 동성애를 비 범죄화했고, 1970년대 동성애자 권리 혁명과 함께 그 수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비록 동성애는 여전히 70개가 넘는 나라에서 범죄로 취급 당하고(11개 이슬람 국가에서는 사형), 러시아와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권리의 후퇴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엔과 다른 인권 기관의 노력에 힘입어 꾸준히 자유화가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6년 사이에 8개의 국가가 형법에서 동성애 항목을 삭제하는 등 변화가 점점 가속화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죠. 

뭐.. 한국이 일부 이슬람 국가 같은 레벨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계몽주의자들이 이야기하듯,  "성인간의 합의된 행동에 대해 다른 이가 간섭할 이유가 없다"는 리버럴리즘의 자세를 우리가 좀 더 수용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입니다. 


부디 많은 이들이 책을 통해 조금 더 '리버럴'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 되세요!


"지금 다시 계몽"에 대한 서평은 아래와 같습니다.

스티븐 핑커 - 지금 다시 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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