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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Dec 28. 2021

우리의 삶은 얼마나 안전한가? - "지금 다시 계몽"

스티븐 핀커 교수님의 책 "지금 다시 계몽"에 대한 두 번째 서평입니다. 워낙 내용이 방대해서, 인상적인 부분 위주로 간단하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서평을 보고 싶은 분은 '링크'를 클릭하세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안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전의 조상들에 비해 우리는 얼마나 안전한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일단 살인율이 낮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것 이외에 우리 삶은 얼마나 개선되었을까요?


이 의문을 푸는 데 아래 <그림 12.4>가 도움을 줍니다. 

LA로 연고지를 옮기기 전까지 브루클린 다저스라고 불린 야구 팀은 달려오는 전차를 잽싸게 피하는 기술로 유명한 뉴욕의 보행자에게서 이름을 따왓다. 운전자와 승객의 생명처럼 보행자의 생명도 갈수록 귀해졌다. 이제 미국에서 거리를 걷는 일은 1927년보다 6배 더 안전해졌다. (280쪽) 

도시에서 걸어다닐 때 이전보다 덜 위험해진 것은 물론,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도 급격히 감소했다고 합니다. 

가뭄, 홍수, 들불, 태풍, 화산, 눈사태, 산사태, 싱크홀, 폭염, 한파, 운석충돌, 그리고 지진처럼 통제가 불가능한 천재지변을 인간의 노력으로 완화할 수 있을까?
<그림 12.8>이 보여주는 것처럼 '그렇다'이다. 1910년대 세계대전과 독감이 휩쓸고 간 뒤 세계는 자연 재래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해졌고, 이후 재해로 인한 사망률은 급격히 하락했다. 지진과 화산, 운석이 기적처럼 드물게 발생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사회가 더 부유해지고 기술적으로 더 발달하면서 자연이 주는 위험이 인간 사회의 재앙으로 번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92~293쪽_

그러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 중에서 한 가지 해결되지 않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약물에 대한 것이죠.

1930년대 이후 미국인이 추락사할 확률은 72% 줄었다. (중략) 불과 물로 인한 죽음도 거의 동일한데, 각각 희생자 수는 90% 이상 감소했다. (중략) 유독성 가스로 사망하는 사고도 줄었다. 1940년대부터 가정에서 요리와 난방에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설계와 정비기술이 발달해서 가스화로와 난방기기가 연료를 완전 연소하게 된 이후로 집안에 일산화탄소가 돌아다니는 일도 없어졌다.
<그림 12.6>에는 사고사를 정복해온 역사를 비웃듯 분명한 예외가 하나 있다. 이 범주의 이름은 '독극물'이다. 1990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한다. (중략) 약물남용과 관련해서는 분명히 퇴보하고 있다. 곡선은 1960년대 환각의 시대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크랙 코카인이 유행한 1980년대에 한층 더 오르고, 아편류 중독이 그보다 훨씬 심각한 유행을 일으킨 21세기에 폭발적으로 치솟는다.  (285~287쪽)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의 증가는 일전에 올렸던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 서평에 자세히 다뤄져 있습니다. 정보통신 혁명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학력별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더 나아가 결혼율도 소득 및 교육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면서 미국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약물중독(및 알코올 중독) 사망이 늘고 있죠. 앵거스 디턴 교수님을 이를 '절망사'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이전보다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며 발생한 여러 현상들은 아직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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