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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May 14. 2023

통일 33년이 지나도 봉합되지 않은 독일의 동서 갈등

Economist(2023.5.11)

1989년 통일 이후, 약 33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동독 지역 사람들은 불만에 가득 차 있습니다. 얼마전 열린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사민당 숄츠 총리에게 "독일이 미국의 속국이냐"고 질문하던 동부지역 주민처럼, 독일인의 약 20%는 주류와 전혀 다른 태도와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문제를 다룬 이코노미스트의 특집 기사(A generation after Germany reunited, deep divisions remain)를 요약 번역해 보았습니다. 


***


동독 사람들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은 부동층의 비율이 대단히 높습니다.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과 같은 전통적인 정당들은 이들을 지지층으로 끌어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슐츠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독일제 레오파드 탱크를 지원하기를 꺼린 것도 동독 지역의 반미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5월 초 여론 조사에 따르면, 극우 성향의 AfD가 동독 지역(베를린 제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당이 되었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서, 동독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성향을 드러냅니다. 서독인의 약 절반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동독 주민의 거의 3/4이 두 가지 제안을 모두 거부하고 있습니다. 


2020년 러시아에 대한 태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나타났습니다. 동독 사람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능력있는 지도자"로 평가했으며, 그를 "유럽에 대한 위협"이라는 의견에 반대를 표명했습니다. 특히 나토가 러시아를 "도발"했고, 미국 석유 회사들이 독일의 비용으로 전쟁에서 이익을 얻는다고 보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통일 그 자체에 반대하는 동독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통일 이후 동독 지역은 노령화가 심화되고, 인구가 줄어들고, 인종적으로 덜 다양합니다. 동독 사람들은 독일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 그리고 연방 판사 중 5%를 차지할 뿐입니다.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동독 사람들은 동부에서도 지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합니다.


18세에서 30세 연령대의 동독 사람 중 약 4분의 1이 서독 지역로 이주했습니다. 물론 약 3백만 명의 서독 사람들이 동독지역으로 왔지만, 대부분 대도시로 이주해 고급 부동산을 손에 넣었고 원주민들은 변두리로 밀려났습니다. 지난 3월, 베를린에서 치러진 지역 투표에서 완전히 새로운 분열이 드러났습니다. 고급화된 중부 지구는 환경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AfD의 거점인 마르잔-헬러스도르프 사람의 4분의 3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인피니온, 인텔, 테슬라 등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소득 격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여론에서 드러났듯, 독일 사회의 근본적인 균열은 아직 봉합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


분단 국가 입장에서.. 참 슬픈 뉴스인 것 같습니다. 암튼.. 서독대비 소득이 1/3 수준이었던 동독이 이렇게 힘든데.. 대한민국 대비 북한 소득이 1/30 미만인 상황부터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북한이 개혁과 개방에 나선다면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처럼 핵무기 개발하며 주변 국가와 일상적으로 마찰을 일으키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른 판단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저도 별 다른 아이디어가 없습니다. 90년대 초 동구권이 붕괴하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작할 때, 그때가 경제개발의 전환점이 될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만.. 이미 너무 오래 전 일이 되어 버렸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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