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2023.5.18)
최근 미국의 경기논쟁이 불붙고 있습니다. 얼마전 소개했던 JP모건 자산운용의 주장에 따르면, 이미 미국 경제는 심각한 불황에 접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크루그먼 교수는 연착륙의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담은 칼럼(Will The U.S. Economy Pull Off a ‘Soft Landing’?)을 기고했기에 핵심 내용 위주로 소개합니다.
Opinion | Will The U.S. Economy Pull Off a ‘Soft Landing’? - The New York Times (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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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었습니다. 미국은 2020년 2월과 4월 사이에 2,200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석가들은 대유행이 고용 감소, 생산량 감소 등의 형태로 "지속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5월 현재노동시장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예측했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물론 국내총생산(GDP) 수준도 2020년 초의 예측치에 거의 근접했죠.
그러나 한 가지 예측이 빗나간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플레입니다. 오랜 기간 숨을 죽이고 있던 인플레가 2021~2022년 급등했습니다. 과연, 미국 경제는 인플레의 공습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요?
이 칼럼을 통해 저는 경제학자들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수 백만 명의 실업이 필요하다고 믿는지, 그리고 이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을 소개할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큰 비용 없이 인플레를 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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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연착륙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연착륙, Soft Landing에 대한 표준적인 정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동의를 얻는 정의는, "실업률의 큰 폭 상승 없이 인플레를 허용 가능한 범위 내로 낮추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정의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일단 허용되는 인플레 수준, 그리고 실업률의 큰 폭 상승은 대체 어느 정도를 뜻할까요?
많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허용 가능한 인플레'란 대체로 연 2% 내외의 물가 상승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연준은 근원 인플레 2%를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있죠.
다른 한편으로 실업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정책 당국자들은 대략 4% 정도의 실업률 밑으로 내려가면 경제가 과열되어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견해는 2010년대에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4% 전후의 실업률이 유지되었음에도 인플레는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일종의 골디락스 환경이 조성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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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연착륙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얼마전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인플레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향후 2년간 7.5% 전후의 실업률이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만일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는 경착륙(Hard Laning)이라고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만일 실업률이 4%대로 올라서고 인플레가 2%대로 안정된다면? 이건 경착륙인가요? 아마 회색 영역에 속할 것 같습니다.
래리 서머스 등이 경착륙 위험을 경고하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 인플레는 '관성'을 가지고 있기에 속도를 늦추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습니다. 둘째,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금리인상 등)는 꽤 부정확하며 또 부작용도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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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70년대의 악몽을 종종 소환합니다. 그때 일어난 일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중동에서 벌어진 끊임 없는 전쟁과 나쁜 정책(너무 많은 돈을 찍어냈다)이 결합해 인플레가 정착되었으며, 인플레를 퇴치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그런데 인플레가 고착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석유나 콩 같은 원자재는 끊임 없는 가격 변동에 노출됩니다. 그러나 많은 가격, 예컨대 임금은 일정한 시간을 두고 조정이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1년이 지난 후에 이뤄진 임금 협상은 사회의 인플레를 반영해 이뤄집니다. 그리고 임금이 인상될 때마다,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려 들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는 '스스로 지속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악순환을 깨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가격 통제입니다. 그러나 1971년 닉슨 대통령의 가격 통제 정책은 큰 실패로 끝나고 말았죠.
<그림> 1971년 가격 통제 정책 시행을 전후한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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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통제로도 인플레를 잡을 수 없다면, 어떤 수단이 있을까요?
표준적인 답은 '의도적으로 경제를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전반적인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고 재정지출을 줄이며, 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하는 등의 수단이 동원됩니다. 수요 위축에 직면해, 기업들은 가격과 임금의 인상을 주저하게 될 것입니다.
이 방법은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70년대 말의 인플레가 볼커 의장의 금리인상 이후 사라진 것이 대표적이죠. 대신 수요 위축에 직면한 기업들이 많은 직원을 해고할 것이기에,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빗금을 친 영역이 1979년 1월의 실업률(5.9%)를 넘어선 것을 나타냅니다.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결국 물가상승률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죠. 작년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이야기했던, 실업률 상승의 효과가 이것을 뜻합니다.
<그림> 1979년 이후의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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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에 두 가지 반론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최근의 인플레가 70년대처럼 고착화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높은 인플레'를 예상했고, 또 예상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당시 강력한 임금 상승이 지속되었고, 이는 제품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졌죠. 요즘의 상황은 완전히 다릅니다. 일단 노동조합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임금 상승률이 3%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반론은 급격한 일자리의 감소를 겪지 않고서도 경제를 냉각 시키는 게 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데이터는 실업률이 전혀 오르지 않고 있음에도 인플레 압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큰 성공 사례이며,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통계는 예전에 만들어진 것이며, 빈번하게 수정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의 가능성이 높으며, 여기서 상태가 더 나빠지더라도 '성공 사례'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림> 2020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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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교수는 꽤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업률과 인플레라는 2가지 지표를 국면을 달리해 보는 것 만으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원문을 보시기 바랍니다.
Opinion | Will The U.S. Economy Pull Off a ‘Soft Landing’? - The New York Times (nytimes.com)
반대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JP모건 자산운용의 주장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 "미국의 경기 침체 확정적"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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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영향력있는 경제학자와 금융기관의 견해가 정면으로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경제의 변화 방향을 예측해서 투자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런 고민 없이 자산배분 및 리밸런싱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고 싶은 분들은 프리즘 자산운용의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되리라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