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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내빈 미국 경제, 외형적 성장에 도취되지 말라!

Krugman(2023.4.21)

by 홍춘욱

지난 수 십년 동안 미국 경제는 '선진국 중에서' 압도적인 성취를 거두었습니다. 지난 번 제가 소개했던 이코노미스트의 칼럼("경이로운 미국 경제의 성과")이 이를 잘 보여주죠. 그런데, 이에 대해 폴 크루그먼 교수는 '외형적 성정에 속으면 안된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왜 이런 주장을 펼치는지, 그의 칼럼을 소개해 봅니다.


Opinion | Wonking Out: Is the American Economy Awesome? - The New York Times (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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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연령대의 독자들은 30년 전, 미국의 시대가 끝나간다고 느낀 적 있을 것입니다. 1992년에 출판된 두 권의 베스트셀러, 즉 일본이 지배하는 미래를 구상한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라이징 선"과 미국, 일본, 유럽의 패권 다툼을 묘사한 레스터 써로우의 "헤드 투 헤드"에 의해 포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추격을 받는 입장이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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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다른 선진국보다 더 빨리 성장한 이유는 인구구성의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더 높은 출산율과 이민자 유입 덕분에 미국의 생산활동인구(15~64세 연령 인구)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즉, 경제의 외형 성장에서 미국이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활동인구 1인당 GDP의 변화 면에서는 미국이 독보적이라고 말하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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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프랑스가 뒤쳐진 것으로 보이지만, 프랑스 특유의 문화를 생각해야 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에 비해 휴가를 길게 가고, 근로시간도 짧습니다. 물론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경쟁국가보다 더 빠르게 늘기는 했지만, 그 차이는 GDP 변화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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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변화 만으로 어떤 나라가 더 우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럴 때, 기대수명을 살펴봅니다. 사회가 부유하고 번성할 수록 기대 수명은 늘어나기 마련인데, 미국의 기대수명은 최근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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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분배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지난 수 십년간 미국의 소득 최상위 계층만 소득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상위 15%를 제외한 나머지 85%의 소득 증가율은 평균(1.3%)에 미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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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불평등이 다른 나라에서도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국만큼 심한 곳은 드뭅니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은 지난 수 십년간 매우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고, 초강대국의 위치를 굳건하게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는 GDP로 측정하기 어려운 그림자가 있음을 분명히 인정하고, 이를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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