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있고 용기 있는 모습이 글에서 그대로 드러나니까!
제가 가장 사랑하는 한국 소설가, 장강명의 에세이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에 대한 서평입니다~ 한때는 김영하 작가를 제일 좋아했지만, 요즘은 장강명 작가입니다(미안해요 영하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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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솔직함과 용감함에 있습니다.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해보면 그게 드러납니다.
정치범 수용소가 있는 체제를 끔찍하게 여기고 비판하다, 그 체제에 우호적인 당대 문단과 불화했다든가(오웰은 소련, 나는 북한). 소설에서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깊게 다룬다든가 하는 점에서 나는 조지오웰과 닮았다. 35쪽
"동물농장" 그리고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이 당대 영국의 문단과 사이가 좋지 않는 것은 몰랐습니다. 대신 장강명 작가가 한국의 주류 문단 세력과 척진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아마 "인세 떼먹기" 문제를 폭로한 덕분일 것입니다.
아작출판, 장강명 등 작가들에 인세누락 등 계약위반 사과 : 책&생각 : 문화 : 뉴스 : 한겨레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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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한 한국의 작가들은 자기 책이 실제로 얼마 팔렸는지 알기 힘듭니다. 이 사건 이후 책이 실제로 얼마나 팔렸는지에 대한 집계가 시작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한계가 아직 많다고 합니다.
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을,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도서판매정보공유시스템을 만들었다. 두 시스템 모두 도서 판매량을 모두 공개하는 게 아니라 해당 출판사와 저자에게만 제공하기에 영화계의 "박스오피스 순위"가 일으킨, 경쟁 구도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 164쪽
이 책 덕분에 처음으로, 저런 전산망이 생긴 줄 알았습니다. 이런 변화를 이끈 주역이 장강명 작가이다 보니, 제가 이분을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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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표절에 대해서도 시원하게 입장을 밝힙니다.
내가 여태까지 읽은 표절 관련 문헌 중 가장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은 "문학동네" 2015년 가을호에 실린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의 기고문이다. 장대표는 여기서 "구조에 대한 표절은 있을 수 없다. 표절은 구체적인 표현을 대상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중략)
일본의 인기 만화 "미녀는 괴로워"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일본으로 역수출되었다. 그러자 일본의 고댠사가 표절 소송을 제기했는데, 도쿄지방법원은 한국 뮤지컬 제작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중략) 저작권 법이 보호하는 대상은 단순한 컨셉트가 아니라 구체적인 표현이다. 72~75쪽
참고로 장은수 대표의 인터뷰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신경숙 소설은 미시마 유키오 소설의 분명한 표절이다”라고 단정한다. “표현이 곧 사유”이며 “표현의 차이는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어쩌면 거의 유일한 기준”이라는 근거에서다. 그는 문제가 된 신경숙 단편 ‘전설’을 적극 옹호한 윤지관의 글을 가리켜 “읽는 사람을 현혹하려는 수사학적인 태도가 지나치다. 글을 읽어갈수록 타락천사의 모습만 오히려 두드러질 뿐”이라고 비판한다.
표절과 문학권력 논쟁에 ‘문학동네’가 답하다 : 책&생각 : 문화 : 뉴스 : 한겨레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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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좋은 지적이라 생각하며, 저도 책 쓸 때 이 부분 잘 살펴야겠다는 생각들었습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