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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Apr 09. 2022

한국은 어떻게 성공했나?

위협이 되는 않는 규모의 나라! - (추월의 시대)

최근 소개했던 책 "추월의 시대" 10장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겠습니다. 혹시 이전 글을 못 본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s://brunch.co.kr/@hong8706/91


책의 334쪽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오는데, 저는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인들은 "위협이 되지 않는 규모의 나라"라는 사실에 대해 서운할지도 모른다. (중략) 그러나 이는 한국이 현대사회에서 각종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되는 특성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이나 일본에게 원조를 받거나 주요 사업을 유치할 때는 반드시 종속의 위험을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이나 일본대신 한국을 선택할 때에는 대체로 그러한 우려를 하지 않는다. (중략) 중국과 일본이 패권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진심으로 상생을 추구한다 할지라도 동남아 개도국들이 신뢰하기 어려운 국가 규모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주변을 제압하는 강대국이 되기에는 인구가 적고, 그 인구조차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으니.. 한국은 어쩌면 동남아 인구대국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꽤 매력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보면서, 저런 비슷한 일이 한국에 벌어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문득하는데.. 책에 답이 있더군요(335쪽).

한국은 '독침전략'이라고 스스로의 전략을 표현한다. 그러나 한국군의 규모는 이제 말벌크기가 아니다. 한국군의 독침전략의 진정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러시아든 전면전을 통해 우리를 지배하려 든다면 한민족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너희도 구석기시대부터 역사를 새로 시작해야할 것이다.'


사실 저도 이 비슷한 생각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졸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를 만일 극동에서 맞붙는다면? 핵무기 제외하고 한국이 밀릴 까닭을 전혀 찾을 수 없더군요. 핵무기로 한민족은 멸망하겠지만, 러시아는 아마 재래전력 대부분을 손실 볼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국은 또 다른 강점이 나온다고 합니다. 우리를 위협하는 강대국 대신, 동남아 개도국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죠(책 337쪽).

한국은 무기를 팔든 자동차를 팔든 서구 선진국이나 일본 같은 경쟁자에게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술 이전을 약속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왜냐하면 기술을 이전하더라도 몇 년만 지나면 한국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규모는 세계 5위, GDP 대비 투자 비율은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다. 
붉은선이 한국. 검정선은 OECD 평균.

https://data.oecd.org/rd/gross-domestic-spending-on-r-d.htm


물론 일본과 중국은 한국을 끊임없이 견제하죠.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한한령' 그리고 일본의 '소재수출 규제'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어땠느냐고 반문합니다(338쪽).

중국의 매체들은 '한한령' 이후 몇 년이 지나니 한국의 대중문화가 더 강력해졌다고 한다. 한국의 음악인들은 일본에 가서 "한국은 일본만큼 내수시장이 크지 않기에 세계시장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곤 한다. (중략) 현대 한국을 지탱하는 것은 '삶의 태도'이며 그것은 쉽게 복사할 수 없다. 


물론 약간의 뽕(!)이 들어가긴 했지만, 양승훈 교수님의 주장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한국을 가장 비하하는 것은 한국인이며, 이런 비하의 근저에는 주변의 패권 국가들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가 함께 자리잡고 있는 셈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공포와 증오는 혁신을 위한 경쟁의 연료 역할을 오랫동안 수행해 왔음은 물론이구요. 재미있는 책 덕분에. 격리생활이 즐거웠습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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