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미아 증후군 극복하기
뭔가를 검색하려고 했는데, 막상 검색창을 보면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 굉장히 허전해진다. 인터넷 미아 증후군을 겪은 것이다. 인터넷 미아 증후군이란 웹 서핑을 할 때 처음의 검색 목적을 망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억을 불러내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 머릿속에 저장을 한 것 같은데 불러오기가 안될 때가 있다. 누구 탓일까. 100% 뇌의 잘못이라고 할 순 없다. 불러오기를 못한 뇌의 잘못도 있지만, 저장을 확실히 못한 우리 탓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확실하게 저장할 수 있을까? 확실히 기억할 수 있는 방법 중 간단한 게 하나 있다. 바로 '기록'이다. 적어두면 까먹기 힘들다. 쇼핑리스트를 적고 쇼핑몰에 가면 뭘 사야 되는지 까먹기 어려운 것과 똑같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기록할 때 우리는 까먹지 않는다. 나는 '기록'을 습관으로 만듦으로써 다음과 같은 이득을 얻었다.
우리는 너무 많이 까먹는다. 과거의 일이든, 앞으로 할 일이든, 기록하지 않으면 놓치게 된다. 그런데 기록하지 않으면 놓치게 된다. 특히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할 일을 까먹는다면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대학생이라면 당장 과제나 수업 하나를 까먹었다고 생각해보자.(대부분은 의도적으로 까먹는 거지만)
까먹지 않으려면 적어야 한다. 그것도 내 눈에 잘 띄게끔 적어둬야 한다. 잘 보이는 곳에 기록을 내버려두면 다시 봤을 때 까먹기 어려웠다. 막상 열심히 썼는데 그 메모를 못 본다면 손가락 운동한 것밖에 안된다. 나는 매일 나의 다이어리에 할 일들을 적어두고 계속해서 확인했다. 덕분에 매일매일 할 일을 까먹지 않게 되었다. 가끔 의도적으로 까먹은 수업 빼고.
나는 주말 하루는 다음 주엔 무엇을 할 건지 날마다 계획을 세우는데 쓴다. 그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날에는 계획대로 실천만 한다. 물론 실천할 때는 계획대로 안 되는 일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계획을 따라 하려고 했다. 주말에 1주일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매일 밤에 내일은 뭘 할 건지 간단한 계획을 세웠다.
예전엔 계획을 짜지 않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성격이었는데, 이때랑 비교하면 확실히 실행력이 늘었다. 공부나 운동처럼 나에게 도움되는 것들을 해야 할 때 이 방법이 꽤 도움이 되었다. 그냥 적다 보니 몸이 따라 움직였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스스로 기록하고 따라 하는 것이었다.
앞으로의 예정을 기록하려는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단순하게 적어보자. 우리가 초중고교 때 세워야 했던 방학 계획표처럼 세세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그러면 귀찮다. 작심삼일이 뻔히 보인다. 그냥 몇 시에 어디서 어떤 거하기. 이 정도만 하나씩 적어서 실천해보자. 한 가지만 계획해서 착실히 따라 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게 우선이다.
기록하지 않으면 우리는 뇌가 저장해둔 과거의 일부분만을 기억한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느 감정을 느꼈으며,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전부 기억하기란 어렵다. 기록하지 않고 과거를 돌아본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때의 감정만 남은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실마리가 있다. 기록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실마리 말이다. 예전엔 갸우뚱했던 기록이 오늘날엔 느낌표가 될 수 있다. 그 지혜를 찾는 시작은 기록이다.
과거를 돌아보기 위해선 일기를 쓰자. 나중에 일기를 돌아보면서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만들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단순하게 적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처음엔 한 줄 씩부터 적는 것을 목표로 하자. 그래야 안 귀찮게 계속할 수 있다.
나는 기록하는 습관 단 한 가지만을 들였을 뿐인데 많은 이득을 얻었다. 인터넷 미아 증후군을 어느 정도 극복한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제 여러분 차례다. 간단한 거 하나를 적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게임은 어디서 무엇을 몇 시간 했는지, 내일은 뭘 할 건지 말이다.
강박적인 노트 수집가로서 나 또한 당신에게 단 하나의 조언을 주자면, 모든 걸 기록하라고 하겠다. 기록의 힘은 강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렵지 않다. 가장 들이기 좋은 습관이다.
<<타이탄의 도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