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벗고 까발린다. 3탄. 투자여행 지금도 벌고 있어?

400일 세계여행에서 투자의 혜안을 찾다.

by 홍어른

(이어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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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 투자여행, 지금도 벌고 있어? (이번에는 정우아빠 호선생이 쓴다.)

투자, 그것도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자산을 공개한 것보다 부담이 크다. 최근 불거진 선행매매 뉴스가 아니더라도 섣불리 특정 회사를 입에 올렸다간 뭇매맞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다 발가벗고 까발리기로 했다.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회사와 투자 방법을 맹신하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따로 있다.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난 뒤 목표를 하나 품었다.

여행 경비를 상회할 만큼의 돈을 버는
흑자 여행을 만들어 보자


‘여테크 (여행+재테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보고 싶었다. 이뤄지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니, 현실로 만들고픈 욕구가 샘솟았다. 여행하며 돈 버는 방법 중 하나가 여행 전문 유튜버인데 만 5살 아들과 함께 하는 매일의 고단한 여정에, 밤에만 할 수 있는 영상 편집 작업 등 현실적 어려움으로 이내 포기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견해서 한국으로 판매하는 분들 얘기도 들었지만, 이 역시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세계여행을 통해 얻은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을 포함 세상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들을 몸소 체험하다 보면 투자에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 3가지 전제 조건들을 두었는데


첫째, 반드시 부부가 함께 소통하고 논의한 후 의사결정한다.
둘째, 여행 경비와 한국 복귀 시 필요한 돈을 빼고 남은 현금만 투자한다.
셋째, 3배 레버리지 투자같은 투기성 자산은 쳐다보지 않는다.



여정을 시작한 2022년 6월 27일부터 2023년 6월 24일까지 투자로 번 수익은

1억 160만 원이다. 현재까지 총 여행경비가 1억 4천만 원이니,

손익계산을 해 보면 1년 간 세 사람이 3,800만 원을 썼다.

주식시장이 언제 곤두박질 칠 지 모르기에, 수익이 반토막 날지, 모두 사라질지 모르지만, 현재 시점 기준으로 계산했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는 일부 투자 전문가들이 멍청한 개미들이나 투자하는 회사라고 말하는 테슬라다.

세계여행 전에도 가장 많은 비중을 싣고 있던 회사도 테슬라다.

이번 여정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테슬라를 평생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함이었다.

미국과 호주, 유럽 선진국 거리마다 돌아다니는 모델 3과 모델 Y를 보며 생각했다. 89일 간 미 대륙을 자동차로 횡단하며 방문했던 수많은 휴게소와 주유소마다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를 보며 다시금느꼈다. 북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고있는 픽업트럭을 보며, '사이버트럭'의 미래 성장성이 기대됐다. 덴마크 코펜하겐 이곳저곳에 충전 중인 전기차들을 직접 보고 난 후, 평생 모아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여정 중에도 테슬라 주식을 더 사 모으기로 했다.


미대륙을 횡단하며 자주 만났던 테슬라 슈퍼차저
덴마크 코펜하겐 거리를 걷다보면,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020년 7월 테슬라 투자를 시작한 이래로 단 한 주도 팔지 않고 꾸준히 모아가고 있다.

나는 3,000시간(하루 공부 3시간+토론 20분+길거리 관찰 1시간), 이정이는 1,200시간(하루 공부 1시간+토론 20분+길거리 관찰 20분)을 테슬라 공부에 할애했다. 4,200시간의 공부와 미국 16개 도시 13,000km를 달린 미대륙 자동차 횡단과 오대륙 60여개 도시를 직접 보고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에 확신이 생겼다. 평생 모아갈 회사를 찾고 싶다면,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공부함과 동시에 현실 경험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1억 160만 원을 테슬라 투자로 벌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부부 서로 소통을 하며 함께 투자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도 아내의 말을 끝까지 들은 게 결정적이었다. 조급증이 온몸을 휘감고 있던 2022년 10월 어느 날 이정이가 투자 시점에 대해 못을 박았다.


“오빠, 2022년 올해는 절대 현금을 주식으로 안 바꿀 거야. 우리 지금 어딘 줄 잊었어? 여기 미국이야. 사람들이 총 들고 있다고. 정신팔지 말고 여행에 집중해. 금리가 계속 올라가는데, 어디 자꾸 돈을 넣으려고 해!!!”


눈을 부라리며 몰아세웠다. 되받아치며 맞서보지만, 경제권이 넘어간 상황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 덕분에 2022년 12월 16일 150달러에 495주를 매수할 수 있었다. 사실 2022년엔 투자하지 않기로 했지만, 마지막 2주일을 못 참았다. 결국 101달러까지 내려갔다. 왜 끝까지 아내의 말을 안 들었는지 한심하다. 남자가 혼자 주식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다. 혼자 똑똑한 척 했다면 280~300달러 부근에서 몽땅 매수했을 거다.

결과적이지만, 부부가 서로 소통하며 함께 자산을 만들어갈 때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

아내는 2023년 1월 106달러부터 205달러까지 5주, 10주씩 천천히 사들였고, 평단가 180달러에 324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것이 현재까지의 우리 부부 세계여행 ‘여테크’ 이야기다.


‘즐길 거 다 즐기고, 클릭 몇 번으로 쉽게 돈 버네. 참 불공평한 세상이야.’ 푸념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까지 의견 차이로 참 많이 다퉜고, 고성이 오가면서 싸울 때면 정우가 그만 싸우라고 운 적도 있었다. 새벽까지 공부한 탓에 졸음운전으로 식겁한 적도 있었다. 몸과 마음을 꽤 녹여가며 만들어 낸 결과라고 조심스레 말해본다.







대한민국 남편들에게 말하고 싶은 한 가지.

아내와 함께 하세요.

아내는 누구보다 당신이 잘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남자에게 없는 '여자들의 능력'을 알고 있을뿐, 남자들의 조급함과 욕심은 주식투자에서 치명상을 입힌다. 그럴 때 아내와 대화를 나누면, 리스크를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물론, 아내와 이런 대화를 해보지 않았다면 처음은 힘들겠지만, 앞으로의 미래와 돈이 걸린 문제라면 아내도 관심을 갖게될 것이다. 여성들은 투자에 신중하며 조급한 투자 결정을 하지 않는다.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남편의 나홀로 투자'로 가족 전체가 흔들리는 경우를 본다. 안타깝고 안타깝다. 나도 한 여자의 남편이지만, 스스로 이 질문을 해보기 바란다.


나의 결정에 목숨을 걸 만큼 자신이 있는가?


목숨 걸 정도의 확신이 없다면, 옆에 있는 아내를 반드시 깨워야 한다. 당신만큼 간절한 그녀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꼭꼭 숨겨둔 자산들을 펼쳐놓고 함께 소통하기를 바란다.



이해를 돕기 위해 나 홀로 투자했다면 90% 확률로 벌어졌을 일들을 정리해본다.

첫째, 주식투자 초보시절, 국내 우량주에 투자해 둔 주식과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다 팔고, 바이오 주식을 사겠다고 안달났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만약 아내와 상의하지 않았다면, 지금 보유 재산의 80%가 증발했다. 당시 그 회사에 대한 맹신이 도를 넘어 중독에 가까웠다. 옆에서 말리는 아내가 없었다면, 가정이 파탄났을지도 모르겠다.


둘째, 2021년 10월. 이번에 사지않으면 평생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친다며, 최대한 대출을 받아 330달러였던 테슬라 주식을 사겠다고 난리를 부렸다. 하루라도 빨리 매수하자는 강박에 대출을 알아보러 땀 흘리며 뛰어다녔다.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으면, 입고있던 와이셔츠 색깔까지 눈에 선하다. 그때도 아내와 상의하지 않았다면, 2금융권 대출까지 당겨 원금 손실은 물론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지금까지 갚고 있을 것이다.

아내가 그렇게나 만류했지만, 결국 1억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300달러 초중반에 전부 매수했고, 이자 수백만 원을 내고 갚았다. 그 계좌는 지금도 손실 기록 중이다.


세 번째, 2022년 하반기 세계여행 내내 조급증에 걸려 보유 현금 모두 300달러 초반 테슬라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했을 때 아내와 상의하지 않았다면, 여행 경비에 투자 손실까지 결국 대판 싸움으로 이어져 세계여행을 중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르겠다.







특정 회사의 주식을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공감하기 쉬울 듯 하여 가감없이 작성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테슬라 주식을 사라는 얘기가 아니다. 테슬라보다 더 큰 부를 가져다줄 회사는 여전히 많다. 폭락은 언제든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공포가 찾아와도 함께라면 헤쳐 나갈 수 있지만, 혼자라면 더 깊은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자만심을 버리는 것이다.


부디 독자님들 모두 소중한 자산을 부부가 함께 만들며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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