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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델라 Aug 04. 2019

24살, 나는 할머니의 보호자가 되었다 2

노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 등록하기

     나 : 아 그래요? 상담받고 싶어요. 저희 할머니도 주간보호센터에 들어가고 싶어서요.

    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 혹시 내일 괜찮으세요? 제가 시간이 내일 오전 10시에 가능하겠네요.

    나 : 내일 갈게요. 꼭 갈 테니 자리 내어주면 안 돼요.


    다음날 나는 할머니, 외숙모와 함께 주간보호센터에 상담받으러 갔다.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는 2등급 치고 할머니가 너무 괜찮아 보인다고 했다. 속사정을 속속히 몰라 그런 말씀하시겠거니 하고 넘겼다.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는 할머니에게 간단한 인터뷰를 하시고는 할머니의 공격성을 확인하셨다. 아무래도 복지관이다 보니 다른 이용자분들과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에 공격성을 보신 것 같았다. 간단한 인터뷰가 끝나자 나는 복지관 이용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 후 요양등급 결과지와 치매 판정 병원 소견서 외 복지관에서 요구하는 서류 몇 가지를 알려주셨다.


    막상 필요한 서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나 혼자서 서류를 다 떼기 어렵다고 느꼈다. 다행히 외숙모는 다른 일정이 없으셔서 서류를 떼러 다니는 길 모두를 동행해주셨다. 점심때부터 병원이며 주민센터며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오후 4시 30분을 가리켰다. 온종일 왔다 갔다 하며 서류를 떼고 처리하며 시달린 외숙모와 나 그리고 할머니는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방으로 들어가 곯아떨어지셨고, 외숙모와 나는 차를 한 잔 마시며 서로 고생했다고 다독였다. 차를 마시며, 그 사이 다른 사람이 우선적으로 서류를 냈을까 봐 사회복지사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아직 등록한 사람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 제출 서류를 내러 갔다.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는 제출 서류를 검토하시고 할머니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등록하셨고, 거의 다 끝났을 때쯤 내게 말을 걸어왔다.



    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 젊어 보이시는 데 몇 살이세요?

    나 : 대학 졸업한 지 1달 조금 넘었어요.    

    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 아 그렇게 젊으신데... 보통 일이 아닌데, 할머니 일로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보호자님 여기에 사인해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서류에 여러 번 사인을 하고 나는 할머니의 보호자가 되었다. 24살. 누군가의 보호자가 되기에는 이른 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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