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햄스터를 보내며

죽음에 임하는 자세에 대하여

by hongfamily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딸의 성화에 못 이겨 골든햄스터 한 마리를 입양하였고 우리는 녀석의 이름을 "행복이"라 지어주었습니다. 생김새도 다른 골든햄스터에 비해 예쁘고 처음부터 우리 손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행복이가 우리에게 온 지 삼 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아있는 생명은 죽을 운명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으나, 죽음에 임하는 자세는 서툴기만 한 듯합니다. 골든햄스터는 자연에서 일 년 정도 집안에서 이삼 년 정도 산다고 알려져 있으니, 행복이가 사람으로 치면 죽음을 앞둔 노인일 터입니다. 죽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여 떠나는 순간을 의미 있게 맞아야 할 텐데 우리는 죽음을 마주하는 데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외면하고 부정합니다.


그저께는 행복이가 갑자기 눈을 못 뜨고 비틀거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소리 지르는 아내에게 싫은 소리를 했습니다. 죽음이 혐오스러운 거냐고. 마음이 불편하여 녀석을 꺼내 손에 올리니 비틀거리다 제 손을 깨무네요. 제 바지도 계속 물고.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검색해보니 죽기 전에는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아 그러기도 한다네요.


분명 얼마 전에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생기가 그렇게 갑자기 빠져나갈 수 있는지. 우리가 행복이를 볼 날이 며칠 남지 않은 듯하여 아이들에게도 행복이의 마지막은 경건하고 엄숙하게 맞자고 제안했습니다.


비록 소동물의 죽음이지만 죽음에 작은 죽음 큰 죽음이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제 머리에도 흰머리가 비치기 시작하고 아이들이 커가며, 부모님과의 시간이 얼마나 허락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던 터라 부모님도 그렇게 갑자기 마지막이 오면 어쩌나 두렵습니다.


어느 책에 나와 있더라고요.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냐니까 영원히 살 것처럼 살라고요. 스스로는 그리 생각함이 옳겠지만 부모님이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현명할 듯합니다.


인간의 수명이 백세까지 간다 평균수명이 얼마다 하지만 아무리 길게 잡아도 남은 시간이 짧아 보입니다. 그 시간들이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시간들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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