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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지 Dec 16. 2017

시작

융단의 탐험기

우리는 정말 그곳에 있었을까

지금도 사진을 보며 생각한다


비행기로 이틀은 꼬박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

체력장 하듯 매일 새벽 첫 비행기를 타고

기내식을 호텔 조식처럼 먹어야 하는 숨 가쁜 이동 

최소한의 짐을 챙겨 날아간 지구 반대편에서

사람의 흔적이라곤 도저히 찾을 수 없는 트래킹을 하고

한 도시의 수명을 훌쩍 뛰어넘는 나무들을 만나고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의 거대한 빙하 위를 걸어 다닐 때

우리는 종종

안내 표지판도 길 이름도 없는 미지의 땅 위에 서 있었다

그곳엔 세상의 끝만이 보여줄 수 있는 풍경이 있었으니까.


일 년에 한 번뿐인 황금 같은 여름휴가

쉽게 갈 수 있는 곳을 마다하고 굳이 

왜 이렇게 멀고도 힘든 여정을 택했을까

우리는 왜 꼭 여기여야만 했을까.


평범한 두 사람이 여름휴가 때마다 

한 해도 쉬지 않고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야 했던 사연은 뭘까?

그 이야기를 이제 해 보려고 한다.


2015년에 다녀온 페로 제도

2016년에 다녀온 아조레스 제도

2017년에 다녀온 파타고니아 


차례로 융단의 소소한 탐험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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