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공부
2013년이었나?
한창 개인 사업을 하고 있던 20대 후반이었는데 이런 가게를 50대 될 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며 딴생각을 하기 시작한 철없는 사장 시절이었다.
50대, 60대 돼서도 할 수 있는 사업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공인중개사는 대부분 50대 이상이 많다고 판단했고 부동산 경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부동산의 물리적인 형태. 즉, 인테리어나 익스테리어에는 관심이 많은 편이었던 시기라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놓자!라고 마음먹고 공부했었다.
보통 공인중개사 시험이 10월에 있어서 3월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가게에서 손님이 없는 틈과 퇴근 이후의 시간을 공부시간으로 활용했다.
결론은 1차는 붙고 2차는 떨어졌는데 역시 끝까지 부여잡고 최선을 다하지 못한 끈기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판단했다.
2023년 12월.
인생에 큰 전환점과 위기가 있었다.
이직할 곳도, 살 집도, 수입도, 모아놓은 돈도 아무것도 없었다.
가진 것은 소중한 가족 및 친구들과 계속 함께 살아온 반려견, 그리고 갚아야 할 빚뿐이었다.
다행히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신청을 했고 급한 대로 반려견과 3개월 정도 잠시 머물 수 있는 원룸을 구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나 서점을 들락거리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걱정하다가 무작정 공인중개사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공인중개사를 다시 시작한 이유는 단지 예전에 해봤던 공부고, 10년 전에 놀 거 다 놀고 했는데도 1차는 붙었었고, 나이가 더 많아져도 할 수 있고, 성향에도 맞을 것 같고, 빨리 뭐라도 시작해야 해서.
올해 2월에 보증금 없이 단기로 살았던 원룸을 정리하면서 이사를 가야 했는데 목돈이 없었고 실업 급여 신청 상태이다 보니 무직이라 대출을 더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가입했던 보험을 정리하며 받게 된 돈과 가족들의 도움을 일부 받아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었고 오래되긴 했지만 반려견과 함께 살기에 넉넉하고 조용한 현재 살고 있는 투룸을 무사히 얻었다.
그리고 동시에 집 근처에 전공을 살려서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직장을 얻어 2월에 입사를 했고 공인중개사 공부 또한 퇴근 후에 병행하게 되었다.
직장을 구했는데도 공부를 계속했던 이유는 이미 시작해 버렸고, 언제까지 회사에 다닐 수 있을지 모르는 불안함 때문에, 그리고 공인중개사는 역시나 나이가 더 많아져도 할 수 있으니까.
2월에 회사에 입사해서 두 달 정도는 담당 업무를 파악하고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그렇게 바쁘고 피곤한 시간은 아니었다.
문제는 5월부터였다.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