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

조심

by 땀공주

내 수업을 듣는 70대 어머니들 중에 혼자 살고 계시고 나의 집과 댁이 무척이나 가까운 분이 계시다.

운동을 마치고 얘기 좀 들어보라면서 전화 한 통을 받아 시작된 에피소드를 들려주셨다.


내용을 잘 들어보니 화장품 통신 판매 텔레마케팅이었는데 본품을 사면 뭔가 더 좋은 샘플을 보내줄 테니 구매해라 그런 광고 내용이었다.

그래서 구매하기로 하고 신용카드 번호를 불러줬는데 물건이 안 왔다는 것이다.

자녀분들이 다 외국에 거주하시고 당장 나서서 조치를 취해줄 사람이 없는 사정을 알다 보니 번호를 불러준 신용카드를 받아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상담원 연결이 되고 이런이런 사정이라 본인은 옆에 계시고 정확한 설명이 힘드실 것 같아서 대신 전화를 드렸다고 하니 녹취 때문에 본인만 대답을 하셔야 하니 본인을 바꿔달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스피커 폰으로 통화하면서 상담원이 묻는 말에 대답을 어머니가 하시는데 어르신들은 원래 답변에 또 다른 이야기를 덧붙여서 계속하시는 공통적 특성이 있다.


예를 들면,

“고객님,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카드 번호 이 세 가지를 알려주신 걸까요?

“예~ 카드번호가 953..”

“아뇨 어머니 화장품 회사에 불러주셨냐고 여쭤본 거예요”

“예~불러주고 그러니까 처음에 전화가 와서는 나한테 뭐 준다 뭐 준다 그러더니 그 여자가 글쎄.. “

“고객님~ 우선 확인 먼저 하겠습니다”

어머니가 상담원의 질문에 대답 후 얘기를 덧붙여서 계속하셔서 상담원이 말을 끊고 재질문을 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한 후에 알고 보니 30만 원이 6개월 할부로 긁혔고 본품은 받았는데 추가로 받기로 한 사은품이 안 왔던 것이었다.

그리고 사은품을 왜 안 보내주냐고 어머니가 전화를 하면 전화기가 꺼져 있거나 수신 거부를 해서 어머니가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느끼셨던 것.

카드 비밀번호는 알려주지 않았고 본품은 받았기 때문에 보이스 피싱은 아니었지만 뭔가를 더 주겠다는 상술에 속은 것은 확실해 보였다.


어머니가 화장품을 구매하신 과정과 카드사 상담원 통화 과정을 옆에서 보다 보니 아무리 스마트폰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편리하고 직관적인 어플이 다양하게 나와도 텔레마케팅이 버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 또한 텔레마케팅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심리를 이용해서 상품을 판매하는지 그 또한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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