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불안한데 편안하고 싶다
요즘 불안을 소재로 한 서적이 부쩍 많은 느낌이다.
나만의 느낌일 수 있지만 서점이나 밀리의 서재에 방문하면 제목에 불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들이 자꾸 눈에 띈다.
불안 不安
한자의 뜻이 생각보다 단순하다. 안 편한 상태라니.
사전적 의미는 편안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거스러미 뜯기 습관은 불안으로부터 기인한 것일까? 거스러미를 뜯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뭐라도 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거스러미를 뜯는다고 해서 꼭 불안한 것만은 아니다.
너무 오래전부터 해왔던 것을 그저 뜯을 뿐이다. 손가락이 가만히 있으면 허전해서, 심심해서, 애매해서.
그런데 왜 불안하지도 않은데 거스러미를 뜯으면 편안해질까.
결정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짐작과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걱정,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한 생각이 꾸부렁꾸부렁 머릿속에 맞물리다가 결국에는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주워서 손바닥에 넣고 돌돌 말아둔 그 엉망진창인 모양이 되는 것. 거스러미를 뜯는 것은 불안을 해소한다기보다는 그 엉망진창인 머리카락 하나하나를 떼어내면서 안불안한 상태를 만드는 것 아닐까.
안 편한 상태와, 불안하지 않은 상태. 이것은 마치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 뭐 이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