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행복한 출산 프롤로그
과연, 정말 엄마도 행복할 것인가?
첫 번째 임신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임신과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았다.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을 만화로, 에세이로 남겨놓은 선배들의 글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좀 의아했던 점은 시대의 흐름인 것인지, 사람들의 필요인 것인지는 몰라도 내가 읽었던 책들의 대부분은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해 엄마가 여자로서 잃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이다. 임신을 하면서 겪게 되는 신체적 불편함과 출산의 고통과 굴욕감, 임산부로서 직장을 다니면서 겪는 부당함과 출산 후의 산후 우울증, 독박 육아로 인한 외로움과 단절 같은 것들이 책의 군데군데 녹아 있었다. 심각하게 책을 읽다가 덮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다. 임신, 출산, 육아 선배들이 이야기하는 나의 미래가 이러하다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의 나날들이 정말 무시무시할 것 같았다. 잔뜩 겁을 먹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겁이 많은 사람이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준비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두 번째 임신을 하고서는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책으로. 넘쳐나는 정보들 속에서 그나마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가장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책이라고 생각해서다. 덧붙여서 의사나 교수 등 그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는 유튜브도 찾아본다.
그리하여 나름대로 혼자 연구하고 고심하여 앞으로 펼쳐질 엄마로서의 새로운 세상을 좀 더 두렵지 않게 맞이하기 위해 매일매일 선택 중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맞을지, 아닐지는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만약 나의 선택이 임신과 출산, 육아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데 효과가 있음이 검증된다면(모집단이 나 한 명뿐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내 글을 읽을지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게 내가 브런치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나의 임신과 출산, 육아는 나 스스로가 나에게 하는 실험이나 테스트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첫 번째 임신 때 책들을 읽고 잔뜩 겁을 먹었던 것과 반대로, 임신과 출산과 육아는 생각보다 할만하며 행복한 부분도 있다는 얘기도 하고 싶다. 그 책을 썼던 저자들도 분명 행복한 부분들이 있었을 테고,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메시지나 흐름상 그런 부분들이 가려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장황하지만, 그래서 일단 앞으로 검증해야 할 나의 선택 몇 가지를 살펴보면
1. 자연주의 출산, 입원실부터 모자동실
2.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고 산후도우미 도움 받기
3. 3년 육아휴직과 가정보육
3-1. 그에 따른 생활비 줄이기 (20평 작은 집으로 이사, 미니멀리즘 육아)
3-2. 휴직 기간 동안 나의 새로운 직업을 위한 준비
4. 돌까지 모유수유
5. 천기저귀 사용
6. 맘카페 지우고 책 2권으로 육아하기 (삐뽀삐뽀 119 소아과, 김수연의 아기발달백과)
정도가 있겠다. 이제 곧 34주, 앞으로 직접 겪어가면서 알게 된 것들을 글로 찬찬히 남겨보려고 한다. 물론 내가 생각한 대로,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하니 가감 없이 남겨보겠다.
커밍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