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홍주빛
열어 두었던 거실 미닫이문을
꼭— 닫는다.
식지 않던 열기에
걷기조차 마다했건만,
상쾌한 가을바람이 반가워
땀 흘리며 자전거를 탄다.
덮어두었던 책장을 넘기며,
밀린 숙제 하듯
나만의 글 산책에 나선다.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선 앞에서
무겁던 가면을 벗어던지니
천사처럼 가벼워진다.
훨훨, 날 것 같다.
익어가는 감처럼
생각도 무르익어
오선지 위 악보처럼
사연이 되어 흘러간다.
종이 위에서
가을밤이
심연 깊이 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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