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착각-잊혔던 기억과의 재회

by 홍주빛
부제목 추가 (5).png 착각-잊혔던 기억과의 재회

ep4.

착각 – 잊혔던 기억과의 재회

-홍주빛


가끔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해


땡볕이 가져간

기억 조각을

허둥대며 찾는 정신머리


불 꺼진 사무실

후덥지근한 침실

황새가 되어

먹잇감 찾듯 종종종


좋았던 구절들은

어디에 숨은 걸까

하늘로 솟았나?


손에서 번쩍

터지던 불빛

상기됐던 깃발 아래

잊혔던 공기와

남겨진 사진 한 장


그 책은

원래 거기 있었던 거야?

몇 시간 후에야 만났지


아~~ 착각이었어!



<작가의 말>

우리는 가끔, 잃어버린 것을 찾느라 엉뚱한 곳을 헤매곤 합니다.
문득 떠오른 기억은 너무 흐릿해서 잡히지 않고,
그 기억을 붙잡는 대신 나 자신을 잠깐 놓치기도 하지요.
이 시는 퇴근 후,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린 책을 찾아
사무실과 침실을 뒤지던 어느 날의 기록입니다.
결국 기억 속 사진 한 장에서
그 책이 도서관 깃발 아래에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그제야 착각이었음을 깨달았지요.
착각은 실수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를 조용한 재회로 이끄는 문이 됩니다.
이 시가 누군가의 잊고 있던 기억을
다정히 흔들어 주기를 바라며.


#감성시 #조용한 위로 #기억의 조각 #일상의 시 #나를 찾는 시간 #착각의 미학 #시인의 글 #홍주빛시 #브런치북 #마음회복 #감정산책 #시와 에세이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03화정리되지 않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