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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백일홍아

-기다림 끝에 피어난 사랑을 위하여

by 홍주빛
첫사랑 백일홍아.png Photo by 홍주빛



첫사랑, 백일홍아

— 기다림 끝에 피어난 사랑을 위하여

홍주빛


첫눈에 반한

내 사랑아.


꼬물꼬물,

초록빛

기지개 켜더니


눈을 꼭 감고

무서운 비바람

이겨내고서


가늘고 긴 목을

한 뼘도 더

길게 늘이곤


햇살처럼,

환한 미소로

나를 맞네.


고운 빛깔로

다시 피어날 너를

날마다 기다렸지.


내 첫사랑,

백일홍아.


그 향기가 다 하도록

미련 없이

사랑하자꾸나.



<작가의 말>
화단에 백일홍을 비롯한 꽃씨 열 가지를 뿌렸습니다.
가뭄과 장맛비, 천둥과 번개를 견디며
꽃들은 조금씩 자라났고,
그중 백일홍이 가장 먼저 고운 얼굴을 피워 주었지요.
기다림에 조용히 응답하듯
사랑을 건네준 그 순간의 기쁨을
시로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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