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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키자 Jan 31. 2021

2조원 기업 '무신사'의 성공은 예견돼 있었다

feat. 다 무신사랑 해

[경제기자 홍키자] 2조원 기업 '무신사'의 성공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유아인을 발견했습니다.


다 무신

사랑해


이 카피를 만들고나서 무릎을 탁 쳤을 무신사 마케팅팀이 그려졌습니다. 이거다! 언어유희! 아싸! 2000년대 초반에 최초의 티저광고격이었던 '선영아 사랑해'가 떠오르더군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국내 10번째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한 유니콘 기업입니다. 2019년 말에 달성했고요. 한국에서 두자릿수 유니콘 기업이 나왔다고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을 하기도 했죠. 


작년 여름에 기업가치가 2조2000억 수준이었고요. 작년을 거치며 더 성장했을테니 이제 2조 중반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유통 대기업 신세계의 기업가치가 2조6000억원은 된다고 하니, 무신사의 성장속도는 가히 놀랍죠.


저는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이 '무신사'라는 게 정말 중요한 의미를 띤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무신사야말로 2020년형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먼저 '커뮤니티'가 있고요. '콘텐츠'가 있죠. 

커머스 기업이지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할 두 가지를 제대로 키워 온 예라고 봅니다. 요즘 시대 마케팅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늘 들었습니다.


무신사는 스니커즈 덕후였던 조만호 대표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프리챌에 커뮤니티를 개설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조 대표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모임을 오픈하면서 패션피플들을 끌어모았죠. 이용자들은 온라인에 신발, 패션 등 찍어 올리면서 서로의 아이템을 공유했죠.


말 그대로 커뮤니티에요. 서로 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놓은 것이죠. 지금도 커뮤니티의 성격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지금 바로 무신사 사이트에 접속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musinsa.com/


무신사 사이트에 좌측에는 '새 출발을 알리는 백팩' 12종을 사진과 이름을 나열해두고, 투표를 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패피인 니가 골라봐. 어떤 게 좋아?"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것이죠. 

그럼 1등한 상품은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레 이뤄지는거예요. 지금 1등이 '커버낫 코듀라 어센틱 로고 럭 색' 백팩인데, 이 백팩은 이제 새 출발을 알리는 백팩이라는 카피가 붙겠죠. 새 출발을 앞둔 친구에게 선물하거나, 자신이 그런 상황이면 구매할 수 있고요.


홈페이지 화면 우측에는 142명의 리포터가 촬영한 스트릿패션을 볼 수 있어요. 일반인을 커뮤니티에 놀 수 있도록 참여시키는 방법이죠. "나도 저렇게 매치해서 옷을 입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잖아요. 누적된 스트랫패션 수만 5만개에요. 5만명의 길거리 패션을 찍어놨으니, 그 사람들 보는 재미가 있죠. 


사람 구경하면서 노는 거에요. 커뮤니티에 참여시키는 것이죠. 



커뮤니티로 시작했으니, 네트워킹이 필요하죠. 실제로 무신사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계속 돌립니다. 위닝일레븐 게임대회도 회원 대상으로 진행했고요. 클럽파티도 하고요. 무신사 팬덤을 만드는 것이죠. 회원들은 그런 기대감도 있잖아요. 전국의 패피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자신의 패션을 자랑하고픈 설렘!


2001년에 커뮤니티를 만들고나서, 2009년에 무신사 스토어를 만들기 전에 커뮤니티를 공고하게 하는 이같응 행사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죠. 이 사람들이 모두 충성 고객으로 변했음은 자명한 것이고요.


2005년에 무신사 매거진을 만들거든요. 패피들이 저마다 신발과 패션을 올리고, 스트릿패션을 찍어 보내오니, 콘텐츠가 자연스레 쌓였고요. 누적된 데이터를 방출하기 위해서라도 툴이 필요했던 것이죠. 온라인이 활성화되기 전이니 전통 미디어 방식인 매거진을 만들었던 거고요.


패션이 아시다시피 누구나 접근하기는 쉽지만, 자신의 체형과 센스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유행도 많이 타잖아요. 유행이 부는 트렌디한 옷이 있으니, 그 트렌드가 무엇인지도 알고 싶고요. 그러니 '옷 잘 입는 법'은 절대다수의 일반 대중이 관심많은 영역 중 하나죠. 


그런 콘텐츠가 무신사에는 무궁무진하게 배치돼있습니다. 


그것도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중앙 메인에 쌓여있죠. '호불호 없는 캐주얼 룩의 모든 것' '2021 트렌드 코디' '스타일과 편안함을 모두 챙기는 방법'


이 콘텐츠의 성격이 바로 '리바이스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콘텐츠라는 것도 파급효과를 더 키우고 있죠.


유튜브 붐이 일었을 때 수백만원 장비 맞춰 유튜브 시작했던 사람들은 모두 망했지만, '유튜브 하는 법' '10만 유튜브 만드는 방법' 등 방법을 알려준 사람들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옷 잘 입는 법'을 알려주고, 트렌드를 알려주는 것은 옷을 하나 파는 것보다 더 생산자에게 중요합니다. 그 콘텐츠 하나로 소비자를 무신사에 묶어두잖아요. 락인효과가 커지고요. 심심하면 무심결에 접속하게 할 것이니까요.


오늘의유머나 보배드림에 심심하면 접속해 보는 심리가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플랫폼과 커뮤니티로 사람을 끌어오는 유일한 방법은 콘텐츠입니다.


왜 네이버가 국내 1위 플랫폼이 되었는데요. 콘텐츠를 네이버 안으로 모두 끌어왔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양질의 콘텐츠는 바로 뉴스죠.


네이버는 2000년 5월에 15개 신문사와 통신사의 뉴스를 통합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콘텐츠를 모으는 작업을 시작했었고요. 지금은 500여개 매체에서 일 평균 2만5886개의 기사를 받아 게재하고 있어요. 뉴스만으로도 사람을 끌어올 채비가 끝난거죠.


2021년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데,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고객에게 놀거리를 줄 수 있는 커뮤니티를 지향해야 하고요. 커뮤니티를 채우는 것은 콘텐츠죠.


잘나가는 유튜브 채널만 한번 살펴봐도 똑같습니다. 양질의 콘텐츠가 있고, 콘텐츠 밑의 댓글창에선 사람들이 서로 댓글을 주고받으며 놀아요. 작은 채널 하나도 '커뮤니티'와 '콘텐츠' 두 가지 성공방정식이 동시에 작동되는 것이죠.


무신사의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은 이미 예견돼 있었습니다.


#홍키자 #커머스 #커뮤니티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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