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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효승 변호사 Jul 01. 2024

과일 청년에게서 배우는 열정

주말에 시간도 나고 머리도 식히고 장도 볼 겸 '전통시장'에 갔다. 날이 더운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장 보러 나와 있었다. 꽤 큰 전통시장이라 시장이 컸지만 나는 날도 덥고 해서 '수박 한 통 사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수박 사세요. 꿀수박 사세요.'라는 과일가게 점원의 목소리가 들려 그 소리의 근원지로 향했다. 가게에 점점 가까워지자 과일 가게의 점원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골목길을 돌자마자 큰 규모의 과일가게 매장과 많은 사람들이 과일 가게 입구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날씨가 더운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장바구니에 과일을 담고 있고, 직원들은 비어있는 과일 박스를 채우기 위해 땀도 제대로 못 닦고 열심히 과일 박스를 나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젊은 청년이 수박을 팔기 위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수박을 팔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청년: 수박 사세요. 수박. 오늘 논산에서 올라온 수박입니다. 논산 수박이에요. 아버님! 젊었을 적 우리가 나라 지키기 위해 고생했던 논산에서 올라온 수박입니다. 


위의 멘트를 치자, 한 60대 남성 분이 청년을 바라보고 웃으면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청년은 갑자기 수박 한 통을 들고는, 60대 남성 손님에게 다가갔다.


청년: 사장님! 사장님도 논산에서 군생활 하셨어요?! 저도 논산훈련소 출신입니다. 오랜만에 논산에서 올라온 수박 먹으면서 젊었을 적, 옛 추억에 한 번 빠져보시지요. 정말 맛있습니다. 


청년은 수박을 들고 아버지뻘 되는 손님에게 다가가 열정적으로 그러나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 수박을 팔기 위해 어필했다. 무더운 여름날, 열심히 파는 모습이 기특했는지, 자신의 아들또래 같았는지, 아니면 논산의 추억이 떠올랐는지는 모르지만 60대 남성은 과일 청년이 건네준 수박을 들고 카운터로 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느꼈다. 무더운 여름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하나라도 더 팔아보기 위해 그저 수박 사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멘트에 스토리를 넣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수박을 파는 모습이 정말 장사꾼답다는 생각을 했다. 때로는 '상품 자체 말고도 판매자의 적극성으로도 물건을 팔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수박 한 통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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