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효승 변호사 Jul 18. 2024

찾아갔더니 유토피아는 없더라.

디카프리오가 찾아간 환상의 섬

유토피아를 찾은 디카프리오


꽃미남 할리우드 배우로 유명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어느새 만 50세가 되었다. 10대 때부터 데뷔해 뛰어난 영상미와 숨 막히는 연기력으로 팬과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준 배우이다. <타이타닉> <토탈 이클립스> <위대한 개츠비> <장고:분노의 추적자> <인셉션>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 여러 히트작을 남겨,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에는 그를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그가 출연한 작품 중에서 내 뇌리 속에 깊게 남은 작품 1편만 골라보라고 한다면, 아래 이미지 나온 <더 비치>를 꼽을 것이다. 디카프리오는 태국을 여행하는 젊은 백패커로 나온다. 태국에서 우연히 한 남성으로부터 소수만 아는 환상의 섬이 있다며 지도를 건네받는다. 디카프리오는 위험을 무릅쓰며 비밀의 섬으로 들어간다. 


그곳에 도착하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디카프리오는 더 이상 외부인은 오지 않는 조건으로 환상의 섬에서 사는 것을 허락받는다. 디카프리오는 그 섬을 '유토피아'로 인식하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친절하며, 커뮤니티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젊음을 즐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유토피아도 쾌락에 지쳤던 것일까? 


사건이 하나둘씩 생기고 커뮤니티 내에서 점점 불화가 생기기 시작하고, 살인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다들 섬을 떠나며 다시 평범했던 삶으로 돌아간다. 



유토피아는 없더라.


진리는 너무 당연해서 쉽게 잊힌다고 했던가. 시간이 흘러갈수록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물건과 서비스가 제공된다. 터치 몇 번으로 집까지 배송되는 상품들, 월 1만 원이면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콘텐츠들이 즐비하게 준비되어 있다. 인간은 더 편하고 더 익숙하고 더 쉬운 것을 택한다. 그 편향성은 시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자신이 만들어낸 유토피아 속에서 벗어나기 싫어한다. 


나 역시 로스쿨 시절, '변호사 시험만 합격하면 편안해지겠지. 변호사 합격하면 모든 것이 끝날 거야.'라며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변호사가 되고 보니 더 많은 일들과 스트레스가 있다. 여러 개의 업체를 경영하는 것부터 소송까지 오히려 더 쉴 날과 여유가 없다. 


지금 이 순간이 유토피아다.


사람들은 항상 '좋은 때'를 기다린다. '주말'을 기다리고, '합격'을 기다리고, '휴가'를 기다리고, '창업'을 기다리고, '좋은 집'을 기다리고,  '경제적 자유'를 기다린다. 하지만 막상 기다리고 기다리던 조건을 마주해도 내 삶은 유토피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 잘 안다. 


내가 '변호사 합격'을 기다렸지만 막상 합격하고 보니, 유토피아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처럼. 변호사를 위해 공부하는 과정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오로지 변호사 합격만 유토피아로 인식하고 달린 결과 막상 변호사 합격이라는 유토피아에 다다라도 내가 마냥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를 통해 유토피아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난 뒤, 난 더 이상 유토피아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저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살아가고 있음이 유토피아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에 지쳐 힘들 때가 오더라도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중얼거린다.


지금 이 순간이 유토피아다.

 

작가의 이전글 누구나 세금 뜯기기 전까지 그럴싸한 사업 계획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