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9.)
제제는 쉬야할 때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그저께의 일. 제제는 김치냉장고를 기둥 삼아 쉬야를 했다. 여기저기 튀고 김치냉장고에도 스며들어 우리 둘은 궁시렁대며 치웠다. 그런데 그날따라 유난히 어슬렁거리며 체크를 했다. 마치 숙제 검사받는 아이처럼.
그 후부터는 어떻게 어디에 쉬야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 같다. 내방에 깔아놓은 배변 패드에 쪼그려 쏴도 해보더라. 근데 조준 실패로 또 둘이 치우고. 그 후로는 쉬야도 집 안에서 잘 안 하려 한다. 산책 나가서는 엄청 함.
어제도 쉬야 마려운 강아지마냥 냄새 맡고 총총 걸어 다니긴 하는데 무척 고민하는 눈치였다. 그나마 우리가 원하는(?) 곳에 90% 정도 조준 성공했기에 칭찬해주고 간식도 줬는데 아직 만족해하지 않는 것 같다.
내 생각이 맞는지 제제에게 답을 듣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요렇게 싸면 되는 거야. 끙아도 집에서 해도 돼. 탐탐이처럼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게 하려무나.
▼ 밝은 표정의 제제. 제제는 오늘 중성화 수술을 받는다. 아침을 못 먹고 있음. 산책 나온 사이 탐탐이는 밥 드심.
- 잘살아보시개
TV 프로그램 <잘살아보시개>에서 연락이 왔었다. 단순히 내 브런치를 보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메일이었지만 정말 신기했다. 이야기나 들어보자는 거였지만 그조차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햐햐햐햫~
- 제제, 중성화 수술
제제의 중성화 수술 날. 아무리 탐탐이와 남매라지만 개들의 세계는 또 달라서 함께 살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다. 탐탐이도 하긴 할 건데 암컷이라 개복수술을 해야 해서 제제 먼저 하게 되었다. 유기견이라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대략 생후 8개월 정도 됐다.
▼ 수술하기 전
혈액검사는 문제가 없었다. 마취 주사를 놓으니 5분도 안 돼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수술. 얼마 후에 선생님이 제제의 제거한 땅콩을 보여주었다. 수컷은 수술시간이 길진 않다. 하지만 수술 후 안정시간이 2~3시간 정도 걸리기에 집에 갔다가 다시 데리러 갔다.
▼ 압박붕대를 한 모습
제제는 마취에서 금방 깨어났는데 건강해서 그렇다고 했다. 아이고 다행이다. 집에 가서 뒷발이 부으면(앞발과 비교해보라고 했다) 압박 붕대를 풀고 넥칼라를 씌우라고 했다. 혹시나 움직이다 저절로 풀어져도 넥칼라를 씌우고 다 풀어주면 된다고 했다. 탐탐이가 핥으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그 정도는 괜찮을 거라 하셨다. 아마 제제 본인이 하염없이 핥는 게 문제가 되는 듯.
밥도 특별식은 주지 말고 평소대로 먹이라 했다. 혹시 문제가 생기면 뭐가 문제인지를 파악해야 하니까. 그리고 사료를 조금 줘보고 토하거나 하면 중단하라고 했는데 제제는 다행히 잘 먹어 주었다. 이틀 정도 경과를 보기 위해 병원에 가야 하고 일주일 뒤에 실밥을 푼다. 고생이다.
밥을 먹고 잠을 청하는 제제를 보더니 요술상자는 눈물을 흘렸다. 탐탐이와, 그리고 우리와 살기 위해 수술을 해야 하는 처지가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 탐탐이 미용
제제가 중성화 수술을 하는 동안 탐탐이는 미용을 했다. 동물병원 내에 미용실이 있다. 탐탐이는 태어나서 미용을 해본 적이 없다.
제제는 보호소에서 미용을 해줬었다. 이런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하는데 우리가 입양하러 갔을 때 짧게 털이 깎여 있었다. 발톱 정리도 되어있고. 그래서 우리 집에 2개월 먼저 온 탐탐이는 제제보다 더 덥수룩하고 관리되어 있지 않은 느낌. ㅋㅋㅋ
사실 굳이 미용을 하고 싶진 않았는데 배내털이라 한 번은 밀어줘야 할 것도 같고. 우리에게 강아지 미용기술이 있었다면 적당히 잘라주고 싶었는데 그도 불가능. 해본 적이 있어야지. 혹시나 해서 제주에 애견미용기술학원이 있나 찾아봤는데 없었다.
고민고민하다가... 미용 선생님과 상담 후에 결국 한 번은 하자로 결정하고 미용을 시켰다. 약 1시간 후, 탐탐이가 미용실에서 나왔다.
생각보다 너무 짧게 잘라놔서 차마 얼굴은 공개하지 못하겠다. ㅠ.ㅠ 나중에 털 좀 자라면...

털을 깎아놓으니 제제와 얼굴이 더 닮았더라. 그리고 덩치 차이도 확연히 났다. 하기사 사람도 여자, 남자의 덩치 차이가 있는데 하물며. 제제는 6.2kg이고 탐탐이는 4.8kg이다. 제제가 약 1/3 정도 더 크다고 보면 된다. 처음 제제를 만났을 때 얼굴 크기며 다리뼈 두께며 탐탐이와 비교해서 더 컸기 때문에 되게 이상했었다. 얼굴은 비슷했기 때문에 탐탐이를 뻥 튀겨놓은 것 같았다.
강아지는 털빨인 것 같다. 다시는 저렇게 짧게 깎지 않으리. 뒤집어 생각하면 제제 역시 털이 더 길면 더 귀엽고 예쁠 것 같다.
둘은 각각의 이유로 의기소침해져서 거실과 내 방에서 따로 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