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제주한담

제주 두달살이의 시작, 맨도롱 또똣

by 홍난영

(2015년 5~6월을 추억하며)


제주국수여행을 2014년 6월, 2015년 4월, 이렇게 두 차례 다녀왔었다. 이때만 해도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사를 가야겠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보통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한다지만 나는 그보다 조금 더 긴 두달살기를 택했다. 두달살기를 하게 된 이유는 어이없게도 드라마 ‘맨도롱 또똣’때문이다. 유연석, 강소라 주연의 제주 배경의 드라마인 맨도롱 또똣은 5월 중순부터 7월까지 방영했던 드라마다. 국수여행을 다녀와서 이 드라마를 보는데 어찌나 또 가고 싶고 설레던지 말이다.


그때는 친구들과 6월 초에 제주여행이 예정되어 있던 5월 어느 날이었다. 함께 사는 친구와 아마도 치맥을 먹으며 맨도롱 또똣 봤을거다.


TV를 보다 갑자기, 이왕 6월 초에 여행 가는 거 비행기 표를 편도만 끊고 한참 놀다 올까?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결국 극적 합의를 봤다. 여행 갔다가 다시 왔다 다시 가는 건 좀 아깝지 않니? 간 김에 확실히 놀다 오자고. 내 일이 지역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일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바빠졌다. 우선 숙소를 구해야 했다. 온갖 제주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한달살이 방을 살펴보고 문의했다. 아는 사람까지 총동원해서(그래봤자 서너 명;;) 결국 구제주에 오래된 작은 아파트를 임대할 수 있었다.


때는 6월 6일. 두달살기를 위해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밤새 차를 몰고 전라도 장흥으로 내려갔다. 가다 휴게소에서 잠시 눈을 붙였는데 깨어보니 밤새 차 구석구석에 날벌레가 끝내주게 붙었더라. 차 안이 아니었으면 물려 죽었을지도. 가다 보니 ‘졸면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안내문도 있었다. 덜덜덜.


IMG_7118.JPG


처음 배로 제주에 갔을 때 죽다 살아났던 그 배, 오렌지호를 다시 타게 되었다. 이번엔 '키미테' 단단히 붙이고! 파도도 예전만큼 세진 않아서 헬게이트는 열리지 않았다.


IMG_7124.JPG


2015년 6월, 당시는 ‘메르스’가 한반도를 강타했던 시기였다. 혹시 몰라 배를 타고 오면서 마스크를 단단히 썼고 배에서 내리자 소독도 해주더라.


IMG_7130.JPG


이렇게 나의 3차 국수여행, 그리고 두 달간의 제주살이가 시작되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헐레벌떡 마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