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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Dec 08. 2020

갔던 곳을 또 가도 괜찮아

강아지에게서 인생을 배웁니다

강아지, 라라는 집 주변에서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조금만 멀리 벗어나도 돌아가자고 애절한 눈빛을 보낸다. 다른 강아지들은 멀리 갈수록 좋아하는데 라라는 좀 독특한 편이다. 


그런 라라의 특성 때문에 어떤 날은 산책이 짧게 끝나는 날도 있었다. 특정 구간을 가기 싫어하면 산책 코스가 그만큼 짧아지니까. 그런데 정작 라라는 집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왜 갔던 곳을 또 가지 않았을까. 집 주변을 도는 걸 좋아한다면 갔던 길을 또 가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 좋아하는 코스를 두 번, 세 번을 돌면 그만큼 산책 시간은 길어진다. 


나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하던 방식을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그 방법에서 벗어나 봐도 괜찮은데 그 생각조차 못 하고 있었다. 


강아지 산책뿐만이 아니었다. 되돌아보니 많은 일에 그러했다. 주어진 조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따지고 보면 많은데 오로지 하던 방식을 고수했다. 물론 고수하려고 고수한 건 아니지만 그 틀에서 벗어날 줄 몰랐다. 


강아지는 인간과 종이 다르다. 그들의 습성과 생활방식은 인간과 비슷한 점도 있지만 완전히 다른 것도 있다. 그들과 함께 살면서 종종 인생을 배운다. 


그래서 오늘 라라와는 같은 코스를 뱅뱅뱅 돌았다. 나쁘지 않았다. 다른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봐야겠다.


둘째 딸 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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