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은 모두 밥 먹을 때 자기 밥그릇을 설거지하듯 먹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주주는 우리 집 설거지왕이다. 밥 주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고 밥그릇을 들고 자기 자리로 오는 엄마를 보고 거의 춤을 추는 아이다.
‘언제까지 춤 출 거야?’라고 물을 정도로 온몸으로 즐거움을 표현한다. 주주는 이제 2살인데 몇 살까지 그러는지 진짜로 챙겨볼 참이다.
그리고 설거지왕답게 그릇이 반짝반짝 빛나도록 핥아먹는다. 네 마리 중에 빠르기도 가장 빠르다. 너무 빨라 예전엔 천천히 먹으라고 쟁반에 사료를 펼쳐 주기도 했다.
주주의 남매견인 라라도 제법 설거지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얘는 좀 까탈스러운 면이 있어서 늘 설거지를 하진 않는다. 맛있는 거 나올 때만 한다. 반면 탐탐이와 제제는 설거지 꽝이다. 특히 탐탐이는 제일 못한다.
주주, 라라가 쌍둥이 남매이고 탐탐, 제제가 또 쌍둥이 남매이니 그 기질이 비슷한 게 있는데 밥 먹을 때도 비슷하다.
혀의 차이일까? 아님 성격의 차이일까?
아무튼 개라고 해서 모두 설거지왕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