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며 쉼터 운영을 하고 있을 때 다수의 소장님 지인으로부터 소장님과 연락이 안 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가끔은 소장님과 연락이 안 될 때도 있어 당시도 그런가 보다 하고 있던 찰나였다.
그런데 그날은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현재 공동리더로 함께 하고 있는 서연님(가명)도 뭔가 찜찜한지 나보고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그날도 엄청나게 쌓인 일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잠깐 짬을 내어 방문해보기로 했다.
문은 잠겨있었고 계속 두드렸으나 개 짖는 소리만 나고 소장님은 반응이 없었다. 외출하신 건가? 그때 서연님이 갑자기 문을 따기 시작했다. 개들이 잘 있는지라도 살펴봐야 했으리라. 겨우겨우 문을 열었을 때 우리는 소장님이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게 너무나 갑작스럽게 소장님은 돌아가시고 말았다.
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소장님이 쾌차하셔서 쉼터로 복귀하시기만을 기다렸는데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한림쉼터는 제제프렌즈가 떠안을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아이들은 140여 마리가 있었고 알고 보니 쉼터가 있는 땅에는 대출이 몇천만 원이었다. 상속 1순위도 남편이었는데 그 남편이 혼인신고만 되어있고 유가족과는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만약 땅이 타인에게 넘어가면 쉼터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혹여라도 땅을 기부받을 수 있더라도 몇천만 원의 빚도 문제였다. 눈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당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야만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문제였다. 우리는 오랫동안 봉사를 해왔고, 또 소장님과 비교적 가깝게 지냈던 서연님이 임시 소장직을 맡았고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만 하기보단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어깨는 그 전보다 훨씬 무거웠다. 예전엔 제대로 된 답이 오지 않더라도 소장님께 물어볼 수 있었고, 막말로 소장님의 쉼터니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덜 수 있었는데 이젠 아니었다. 후에 어떻게 되든 지금 당장은 모든 시선이 우리에게로 꽂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