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분들의 활약(제주 한림쉼터/유기견 보호소)

by 홍난영

현실은 냉혹했다. 우리는 여전히 한림쉼터를 위해 애를 썼지만 안 되는 것들도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매일매일의 밥물똥 & 뛰뛰다. 뛰뛰는 한림쉼터에서의 산책을 이르는 말이다. 개별 줄 산책은 못하지만, 견사마다 아이들을 풀어주면 한쪽에 마련된 ‘운동장’에서 뛰어놀다 들어온다. 들어오면 간식 하나 투척, 그게 아이들의 유일한 낙이라면 낙이다.


( 한림쉼터 아이들이 산책하는 법 : https://youtu.be/R55kUlvwtxg )


이런 매일매일의 돌봄이 없으면 그 언젠가처럼 사고도 자주 일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보호의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이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을 해주시는 고정 봉사자분들이 있다.


월, 금요일의 서연님, 화요일에 정화님, 수요일에 현지님, 그리고 목요일에 우리 제제프렌즈, 토요일의 슬기님과 제주다온팀, 일요일의 제멍냥팀. 그 외 자주 봉사 와주시는 개인 봉사자분과 NLCS, 너와함개, 애니멀 히어로즈, HADS 등. 그리고 중성화 수술과 의료봉사를 해주시는 제주대 수의학과 백신 동아리 분들과 교수님들.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해드릴 게 없어 이렇게나마 소개하고 감사 인사드린다.




그밖에 쌓여있는 이불 더미를 처리하는 것, 견사 보수를 제대로 하는 것, 아이들 탈출을 근본적으로 막는 것, 그리고 계절마다 해야 할 일 등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있었다.


일단 쉼터엔 차가 들어올 수가 없는 구조다. 이 구조를 바꿔 차라도 한 대 들어올 수 있게 만들려면 길을 뚫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길을 막고 있는 견사를 적절한 곳에 다시 지어 아이들을 옮겨야 했다. 그런데 이불 더미가 중간에 떡 버티고 있다.


자, 그렇다면 이불더미를 먼저 없애야 한다. 그런데 알아본 결과 폐기물 처리비용도 상당하거니와 차가 들어올 수 없기에 사람이 직접 그 이불들을 쉼터 밖으로 날라야 했다.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폐기물 업체를 부른다고 해도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그런 고민을 하며 어쩌지 못하고 있을 때 오랜 봉사자분인 소연님에게 전화가 왔다.


한림쉼터에 저렴한 가격으로 사료를 대주시는 업체의 사장님이 지금 한림쉼터에 당장 필요한 것이 뭐냐고 물어, 청소라고 답을 했단다. 아, 한 줄기 빛이었다. 폐기물 비용은 물론 봉사자까지 모시고 오신단다. 대신 폐기물은 무게에 따라 비용이 나가기 때문에 젖은 이불을 가능한 한 많이 말려달라고 하셨다. 청소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한 차례 연기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불은 묵직하게 물을 머금고 있었다.


이불 말리는 작업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평일엔 봉사자분이 한두 분뿐이시다. 밥물똥도 힘겨운데 언제 이불을 말리고 있겠는가.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우리가 고정봉사인 목요일에 왔다. 다행히 봉사자분이 세 분 계셔서 얼른 밥물똥하고 조금만 시간을 더 내어 이불 좀 말려달라고 부탁했다. 쉼터 이곳저곳에 이불을 깔아놓는 것이다. 나도 함께했는데 세상에, 이불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게다가 비에 젖은 이불은 어찌나 무거운지. 얼마 하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너무 지나 더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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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는 일요일인데 속절없이 금요일도 지나갔다(금요일은 봉사자가 한 분이시다). 토요일, NLCS(국제고등학교) 학생분들이 봉사를 오는 날이었다. 고정봉사자 슬기님과 제주다온팀이 일찍 밥물똥을 해결해주셨기에 NLCS 학생분들께 이불 널기를 부탁드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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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양이 어마어마해서 그분들도 다 하진 못했지만 너무나 감사했다. 그리고 대망의 일요일. 그날 우리는 반려동물 문화축제 부스에 나가야 해서 참여를 못 했지만 소연님과 사료 회사 사장님의 진두지휘로 많은 봉사자분들과 그 악명 높은 이불더미들을 다 치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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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한림쉼터 대청소의 날


물론 쓰레기는 그뿐만 아니어서 컨테이너에 가득 찬 이불들도 버려야 했다. 또 다른 토요일, 역시 슬기님과 제주다온팀이 밥물똥 해결해주시고 NLCS 학생분들이 컨테이너 안의 이불을 쓰레기봉투에 담는 작업을 해주셨다. 또 함께 태풍으로 쓰러진 것들도 치워주셨다(태풍으로 인해 아이들의 피해는 없었고 견사 피해도 거의 없었다).


워낙 많아 그다음 주까지 이어져 슬기님과 제주다온팀, 애니멀 히어로즈팀, HADS팀, 그리고 그날의 모든 봉사자분들이 힘을 모아 결국은 컨테이너의 이불도 싹 치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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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구석구석의 쓰레기를 계속 치워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료, 간식, 약 먹일 때 쓰는 통조림 등등에서 모두 쓰레기가 나오는데 앞으로는 대규모의 쓰레기 청소를 또 하지 않도록 수시로 치워야 할 것이다.


그뿐인가, 중성화 수술을 지원해주신 알밤까기 프로젝트에서 아이들 병동 견사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 주셨다. 물론 좋은 제안이다. 그런데 그건 우리끼리만으로는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물론 그것만 하면 할 수 있지만 밥물똥 & 뛰뛰까지 한 후에 하는 건 어려웠다.


이에 오랜 봉사자분들, 고정 봉사자분, 또 그날 오신 많은 봉사자분들이 다 모여 컨테이너 하나를 싹 치우고 견사 3개를 만들어주셨다. 그 병동 견사에서 중성화 수술받은 영희, 중성화 수술받으러 갔다 키트 검사에서 바베시아 양성이 떠서 바베시아 주사만 맞고 온 원더, 그리고 살짝 싸움이 나 상처가 생긴 호리를 데려갔고 그 안에서 안전하게 약 먹으며 회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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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차가 들어갈 수 있게 길을 뚫어야 해서 쓰레기를 치운 한 곳에 견사를 새로 지어 아이들을 옮겨야 했는데 이 작업은 제멍냥팀에서 해주셨다. 더 지어야 하지만 이게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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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봉사자분들이 아이들을 위해 힘을 보태고 계신다. 모두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소장님을 갑자기 잃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 너무나 감사하다. 한림 쉼터는 앞으로 모두의 유기견 보호소가 될 것이다.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닥쳐와도 한림쉼터에 관심 갖고 있는 모든 분들의 힘으로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본다.



한림쉼터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GZM6Qp9soipbnfAgoIlEOg

한림쉼터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hallim_animal_shel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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