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이 학대 사건이 일어난 후 정말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 거기에 주홍이 자매인 노랑이는 물림 사고로 인해 앞다리 한쪽을 절단해야만 했다. 그뿐인가, 4월 말 물림 사고가 또 일어나 결국 그 아이는 별이 되었다. 5월 초엔 소장님이 응급실에 실려 가고 병원 입원을 하셔야 해서 소장님이 데리고 있던 10여 마리의 아이들을 쉼터로 데려왔는데 그중 둘이 물림 사고를 당해 또 별이 되었다.
왜 자꾸 물림 사고가 일어나는 것일까?
오랜 봉사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물림 사고는 그전에도 끊임없이 일어났다고 했다. 추측하건대 봉사자든 소장님이든 매일 쉼터에 가서 아이들 밥물똥을 해결해주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4월 중순부터 봉사 일정을 짜고 되도록 매일 쉼터 봉사자가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더니 5월 물림 사고 이후로 물림 사고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매일 밥을 먹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그 때문에 조금 더 여유로워진 것이 아닐까?
그전에는 아마도 언제 누가 쉼터에 왔는지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처음 봉사 관리를 할 때 봉사자 파악이 되지 않아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평일 봉사자는 많이 없는데 그때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이다. 소장님도 못 가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하니...
어쩌다 한 끼는 못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 반복된다면, 게다가 많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라면 사고가 안 나는 것이 오히려 더 신기한 것이다. 사람도 그렇지 않겠는가. 사람 100여 명이 갇혀 생활하는데 밥도 제대로 안 나오고 관리도 제대로 안 된다면 과연 일들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물론 많은 아이들이 같이 사는 곳이니 작은 싸움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사람도 그러니까. 학교 같은 반이어도 크고 작은 다툼은 반드시 있다. 없는 게 이상한 거다. 2~30명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우리는 한 집에 사는 가족끼리도 싸운다.
이때만 해도 우리는 아이들의 이름도 몰랐고 누가 누군지 구분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 관리는 필수라고 생각했다. 우선 몇 번 견사에 어떤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의 이름은 뭐고, 성별은 뭐고. 병원 치료를 받는 아이가 있다면 언제, 어떤 치료를 어디서 받았는지 기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봉사를 해오신 분들을 통해 정보를 조각, 조각 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소장님이 가장 많이 알고 계시지만 쉼터에 나오시질 못하니 정보를 받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