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보호소, 한림쉼터 리더를 맡다

by 홍난영

2022년 4월, 한림쉼터 운영이 너무 열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장님들 도와드리고 싶어 ‘리더’를 제안드렸다. 유기견 보호소에서의 리더란 소장님이 주도적으로 쉼터를 운영하는 것을 서포트하는 것이다. 그것이 행정적인 것일 수도 있고, 정산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단순하게는 SNS 운영일 수도 있다.


여태까지 한림쉼터의 리더는 개인 분들이 맡아왔지만, 그마저도 최근 2~3년간은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동물보호단체가 특정 유기견 보호소의 리더를 맡는 것이 옳은 일일까 고민했지만, 소장님이 아프셔서 운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한림쉼터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저 일 년에 몇 번 봉사를 한 것, 가끔 사료 지원을 하고 아픈 아이들 치료나 중성화 수술 지원한 것이 전부였기에 4월 6일부터 일단 6개월간 협력 후 가능하면 연장한다는 ‘상호협력 협의서’를 작성 후 쉼터에서 봉사도 할 겸 소장님을 만나 뵙기로 했다. 하지만 그날, 소장님은 못 나오셨다.


우리가 리더를 맡고 처음으로 한 일은 봉사 일정 관리였다. 매일 누군가가 쉼터에 가서 애들 밥이라도 챙겨주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간 꾸준히 봉사하시는 분들을 수소문해 단톡방을 만들어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리더를 맡은 후 첫 봉사는 4월 13일이었다. 그런데 그날 사건이 터졌다.


쉼터로 가는 길에 전화 한 통이 왔다. 우리보다 일찍 쉼터에 간 봉사자분이 놀라서 예전 리더를 맡았던 분에게 연락했던 것이다. 그분은 우리에게 사진 한 장을 보내왔는데 거기엔 개 한 마리가 입과 앞다리가 꺾여 등 뒤로 묶인 채 엎드려 있었다. 일명 ‘주홍이 학대 사건’ 이야기는 후에 더 자세히 하겠다.


리더를 맡은 후, 쉼터의 어떠한 인수인계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터진 사건. SNS와 언론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다음 날 터진 물림 사고. 공교롭게도 학대받은 아이와 자매지간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소장님은 우리가 리더를 맡기 전부터 쉼터에 잘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우리가 리더를 맡은 후엔 아예 손을 놓아버린 것 같았다. 사무실에서 협약서를 쓴 후에 소장님을 쉼터에서 한 번도 뵙질 못했다. 즉, 한림쉼터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아이들의 이름마저도 전달받은 바 없었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아이들 밥은 먹여야 했고, 똥은 치워야 했다. 봉사자분들은 일정대로 봉사를 와주셔서 그나마 아이들은 굶지 않고 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다.


43219E55-FE35-44D3-A1CC-114181F73949.jpeg 최근 탈출왕 대열에 합류한 한림쉼터의 춘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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