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부설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한림쉼터에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 강아지가 있기 때문에 매월 가서 약을 타온다. 감사하게도 수의학과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강아지의 병명은 천포창.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란다).
강아지, 탐탐이를 입양하면서 '유기견'이라는 세계와 연결되었다. 그리고 '반려견', '제주동물보호센터'가 같이 연결되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계속 세계는 확장되었다.
내가 처음 제주대 동물병원에 갔을 때 또 한 번의 확장을 느꼈다. 물론 우리 강아지들도 아프면 제대 동물병원에 갈 수 있다. 아무래도 동네 동물병원보단 검사 기계 등이 많을 테니까.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갑자기 연결될 줄은 몰랐다.
왜, 이 부분이 나에게 '울림'이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세계의 확장'이 신기했던 것 같다. 비단 제대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포크레인, 덤프트럭 등등 계속 세계는 확장되었으니까. 아마도 이 동물병원은 확장의 속도가 빨라지게 된 출발점이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연달아 들었던 생각(뜬금없긴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한 것은 틀림없다).
물론 인생이 담겨 있어야 하고, 저자의 관점이 있어야 하는 등 정리하고 디자인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
그렇다면 나는 왜 세계의 확장이 그토록 신기했을까? 편협했던 삶이 갑자기 스펙터클해져서? 그렇다면 왜 스펙터클해진 인생이 신선하게 다가왔을까?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낼 수 있을 때 하나의 메세지가 탄생할 것이고, 그에 부합하는 이러저러한 것들을 모으면 책이 되리라, 고 생각해 본다.
덧. 왜 나는 나를 잘 모를까. 신기하기만 하다.
덧2. 갑자기 생각난 거. 나의 세계의 확장은 눈에 보이는 '나의 성장'이 아닐까 싶다. 중년의 나이에 내가 성장하는 게 신기하기도, 기쁘기도, 또 어떨떨하기도... 뭐 그런 게 아니었을까? 아래 기사를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