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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by 홍난영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는 지대넓얕의 채사장님의 책 제목이다. 예전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갑자기 이 책 제목이 너무너무 근사하게 다가오는 거다.


왜?


얼마 전에 제주 이주를 염두에 두고 내려온 분을 만났다. 내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이런저런 컨텐츠에 대해 연구하고, 기획하고, 때로는 같이 시도도 했던 분이다.


1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하다 내린 결론은 '그때 우린 명확한 것도 없었고, 불안하기만 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불안해하지 말고 하나를 계속 키워갔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이야기들을 했다.


지금의 난 어쨌든 '유기견'이라는 키워드를 하나 쥐고 있다. 돈이 된다, 안된다는 떠나 그렇다는 거다. 유기견은 당연히 돈은 안된다. 오히려 돈이 계속 들어간다. 밑 빠진 독이다. 그런 건 둘째치고 나의 세계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했다는 거다.


좀 전에 '세계의 확장'에 대해 글을 썼는데 계속 생각을 하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어 '유기견'이라고 치자. 동물병원, 애견용품, 강아지 간식, 사료 등등으로 계속 세계가 확장되면 언젠가는 '대중적인 세계'와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지금은 아무리 작고 형편없어 보여도 그걸 계속 성장시키면 언젠간 소위 '시장'과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 사는 세계는 어차피 다 연결되어 있다. 시장과 만나면 어쨌든 먹고살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돈이 흐르는 '시장'과 만나게 될 때까지 버틸 힘은 있어야 한다. 불안해하지 말고 알바를 하든 뭘 하든 먹고살면서 자신의 세계를 견고하게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그게 10년이 됐든, 20년이 됐든.


젊었을 때는 어쩐지 나의 세계에 올인해야 할 것 같아 다 때려치우고 그것에만 매달려보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리석었다. 계속 붙들고 있을 힘이 필요하다. 진짜로 그 세계를 원하고 사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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