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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Aug 26. 2023

한림쉼터를 위한 독서 노트(2) 최소유효 커뮤니티

세스고딘의 <마케팅이다>

최소 유효 시장


마케팅 책이다 보니 아무래도 '고객', '시장'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상징적인 언어로 사용한다면 문제 될 것 없겠으나 한림쉼터는 일반 영리 기업이 아니다 보니 어색한 면은 있다. 그래서 '서포터즈', '커뮤니티'로 바꿔 쓰면 어떨까 싶다.


오늘은 Chapter 4(50~72p.)를 읽었다.



한림쉼터엔 이미 세계관이 존재한다


우리는 국가가 아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껴안을 수는 없다. 하고 싶어도 못 한다. 아무리 비영리고 공공성을 가진다고 해도 우리에겐 한계가 있다. 사실 국가도 다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유기견, 그리고 일반적인 유기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두 품으려 하는 순간, 모든 것이 삐그덕 대기 시작할 거다. 우리에게 현재 중요한 것은 한림쉼터 120마리 아이들을 지키는 것이다.


한림쉼터, 통키와 노을이(백구)

한림쉼터 봉사/후원자를 벗어나 단순히 유기견에 관심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려고 하니 기획이 자꾸 어그러진다. 우리끼리는 이것저것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그분들까지 생각하려니 진부해지는 거다(주의하자, 여기서 '진부'하다는 건 그분들이 진부하다는 말이 아니라 기획이 진부해진다는 거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우리에겐 이미 '세계관'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그를 '한림쉼터 세계관'이라 부르자. 이 한림쉼터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려니 이것저것 설명할 것도 많고 그러다 보니 진부해졌던 것이다.


진부해지는 것은 물론, 그 영역까지 포함하려니 생각만으로도 버거워진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하니 힘들어졌던 것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미뤄보기로 한다.


한계라는 건, 업그레이드 가능


현재의 한계가 미래에도 계속 그 수준이진 않을 것이다. 서포터즈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만큼 할 수 있는 게 많아질 것이다. 책 <유기견을 입양하고 인생이 바뀌었습니다>에도 썼지만 우리는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할 수 있는 범위를 늘려나가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2018년 처음 제제프렌즈가 만들어졌을 때와 2023년 현재의 제제프렌즈가 할 수 있는 건 확연히 다르다.


Image by Stable Diffusion


실현 가능한 약속, 그를 향한 여정


최소 유효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는 같은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함께 성장하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포터즈 분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약속하고 그를 향한 여정을 함께 겪는다. 서포터즈분들이 원하는 건 아마도 본인들에게 필요한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한림쉼터 아이들의 행복과 건강 등을 원할 것이다.


함께 만들어 가는 거다. 거기서 우리는 기쁨을 얻는다.


Image by Stable Diffusion


봉사 후 한림쉼터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물론 인스타에 간단하게 올린다. 하지만 주로 간단한 봉사 후기나 공지들, 그리고 아이들이 병원에 갔거나 임시보호 등 이동이 있을 때 소식을 올린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소식들을 원하진 않을까?


봉사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마다 애정하는 강아지들이 있었다(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데 그 아이들이 겹치는 경우가 생각 외로 적었다. 그 아이들의 구체적인 소식이 궁금하지 않을까? 보고 싶지만, 봉사를 못 오는 경우에도 궁금하지 않을까?


그리고 애정하는 강아지뿐만 아니라 그들의 친구들의 소식도 궁금하지 않을까?


다단계 점조직


우스갯소리로 우리끼리 하는 말이 있다. 한림쉼터는 다단계 점조직이라고. 봉사자가 봉사자를 데려오고 제주의 다양한 지역에서 애들을 돕고 있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다단계 점조직은 제대로 해보자. 말로만 존재하는 전설 속의 조직이 아닌, 실존하는 전설의 다단계 점조직으로.


함께 성장하고, 함께 가치를 만들고, 함께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면 반드시 더 큰 것을 함께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Image by Stable Diffusion


변화를 일으키면서 동시에 모두를 즐겁게 만드는 일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세스고딘, <마케팅이다> 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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