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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철 Nov 27. 2017

05 수능 영어 1등급 프로젝트 (1)

진정한 실력 향상을 위한 초등학교 영어 학습 가이드라인

  2017년 11월 15일 수능 전날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한반도 관측이래 두 번째 큰 규모였다. 

그래도 그 날 오후까지 교육부는 수능을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날 밤 8시 20분에 긴급 브리핑을 열어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을 1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로 학생,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 마저도 혼란에 빠졌다. 


  어쨌든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결정은 개인적으로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모습을 여러 번 확인했기에...


  포항 지진 이후 언론은 지진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집과 무너지는 건물들을 계속 보도했다. 집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부서지고 철근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는 충격적인 장면들을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


지진에 속절없이 부서지는 기둥을 보면서 어려운 문제에 무너지는 학생들이 떠올랐다.


  이번 포항 지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1년 뒤에 규모 5.4의 지진이 온다는 걸 알았어도 지금처럼 집을 지었을까?' 건물을 지을 당시 지금과 같은 지진이 발생하리라고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지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건물을 보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접했을 때 멘탈이 무너지는 학생들의 모습이 묘하게 겹쳤다. 지진에 집이 무너지는 이유는 튼튼하게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바람은 버틸 수 있지만 딱 그 정도 까지만 고려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려운 문제가 누가 진정한 실력자인지 구분해주는 기능을 한다. 쉬운 문제로는 누가 오랜 시간 꾸준하게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철근을 10개 넣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철근을 5개만 넣은 기둥처럼, 10개의 개념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개념을 5개 정도만 대충 알고 있었던 학생은 3~4점짜리 문제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기본 문제는 5개의 개념만 알아도 돌려막기(?) 신공을 쓰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고난도 신유형 문제를 만나는 순간 동공 지진이 발생하고 뇌의 시냅스 여기저기에 불꽃이 튀기다가 급기야 멘탈이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실력을 쌓을 수 있을까? 초중고 시기별로 수능 1등급을 위한 영어학습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수능 1등급을 위한 초등학교 영어 학습 방향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인 영어 교육은 초등학교 3학년에 시작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이전에 집, 영어 유치원, 어학원 등에서 영어에 상당 시간 노출된 상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영어 학습은 공부반 놀이반 형태로 진행이 된다. 아이를 아예 방치하거나 너무 심하게 학습을 강요하는 양극단의 경우가 아니라면 그럭저럭 괜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의 실력 차이가 커지기 시작한다. 언어적 습득이 빠른 아이들은 원어민과 자유롭게 얘기하기도 한다. 이때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옆집 수민이는 벌써 원어민 선생님하고 영어로 대화하던데, 너는 뭐 하고 있니?"


  이런 말을 들으면 아이는 할 말이 없다. 영어 때문에 죄인이 되었으니 영어가 싫어진다. 무언가를 싫어하면서 잘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 아이가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이가 유독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훈련 방법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언어적 감각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언어적 감각이 좋지 않다. 


  언어적 감각이 좋은 아이가 비정상이고, 언어적 감각이 좋지 않은 아이가 정상인 것이다. 반드시 기억하자 적절한 훈련을 꾸준하게 하면 실력은 좋아진다. 다만 실력이 좋아지는 속도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언어적 감각이 유독 느리다면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훈련을 할 필요는 있다. 다만 그 훈련의 수준과 방법은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어차피 수능까지는 6년 이상이 남아 있으니 그렇게 급한 것은 아니다. 


  (참고로 수능 영어와 내신 영어는 학습 방향이 조금 다르지만 이번 글은 수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등학교 영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남들보다 빨리 영어 지식을 채우고자 하는 것은 어른들의 욕심일 뿐이다. 


  평균적인 아이들의 두뇌 발달을 고려했을 때 지식의 축적을 고려할 수 있는 시기는 빨라야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이다. 물론 초등학교 3~4학년에도 지식적으로 조금 배울 수는 있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 


  영어 동화책, 단어 게임, 영어 DVD, 노래 CD 등을 통해서 아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영어로 많이 접하게 해주면 100점짜리 영어 교육이다. 이 시기에 노출된 영어는 지식의 형태가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의 패턴과 영어에 대한 느낌이 아이에게 스며들어 향후 영어 실력의 뿌리가 되는 셈이다.


  나무가 커지고 싱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튼튼한 뿌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뿌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초등학교 영어 교육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어의 뿌리가 뻗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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