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서 깨다
밖에서 뭐라 하는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석재는 아직 술에 덜 깨어서 벽을 쳐다보고 옆으로 다시 누웠다. 그러나 어젯밤 태식이랑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던 석재는 눈이 뜨기 힘들었다.
"석재야, 석재야... 집에 있나? , 좀 나와라... "
찬 바닥 등허리가 쑤시고 태아가 뱃속에 있는 듯한 웅크린 자세로 강하게 버티기를 3분 정도 했을까...
석재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혼잣말로 말했다. "아,... 누가야... 하... 아침부터... 씨... 쩝..."
지금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석재는 지금이 몇 시인지 알리가 없다. 술이 떡이 된 채로 밤에 부축되어 들어왔기 때문이다. 방 안에는 나무로 된 바가지와 요강 그리고 옷들이 바닥에 널려있었고 담배꽁초와 성냥갑이 창틀에 놓여 있었다.
"석재, 인마야... 너 집에 있는 거 아니까, 나와라..." 또다시 큰 소리로 누군가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석재는 혼잣말로 말하면서 방문을 열었다. "누구야... 아 힘들구먼..."
창호지가 다 떨어져 나간 방 문을 열고 돌들을 쌓아서 만든 담벼락 사이에 나무로 엮어 만든 대문까지 걸어서 나왔다. 반쯤은 감긴 눈을 천천히 뜨면서 말했다. "누구셔?", 석재는 처음 듣는 목소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병철이 말했다. "인마야, 술좀 적당히 마셔라... 해가 중천이다."
석재와 같이 고등보통학교를 다녔던 친구 주병철이다. 병철은 그렇게 집 마당으로 들어갔다.
석재는 병철에게 처음으로 입을 크게 열어서 대답했다. "하... 하하하하하하................"
그것은 다름 아닌 하품을 하면서 나오는 소리였다,
병철이가 곧바로 얼굴을 돌리면서 코와 입을 막으면서 말했다. "야 이노마, 고추장, 멸치, 그리고 막걸리..."
음식물 냄새가 나니까, 병철은 석재가 간밤에 먹었던 식재료라고 생각하여 읊기 시작했던 것이다.
석재 대답했다. "고추장, 멸치, 막걸리... 그리고 김치...", 웃으면서 병철이의 대답이 틀렸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석재는 해맑은 표정을 지으면서 병철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석재는 병철이가 온 이유를 물어봤다. "빵칠(병철)... 이 아침부터 어떤 일?" 어릴 때 한동네 살아오면서 동갑 친구였던 병철이를 '빵칠'이라고 불렀다.
병철이가 대답했다. "이너마여, 너 정말 이러다가 이자(이제) 정말 큰일 날기다. 술 좀 작작 마셔라"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석재는 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 제작소 (제2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