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제작소(44화)

차은영의 실수

by MRYOUN 미스터윤

연주회를 위한 사전연습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곡은 모차르트의 "Piano Trio No.5 in C Major, K548"이다.

총 7분간의 연주 시간이 걸렸다. 이 곡은 피아노 현악 3중주 연주곡으로 정혜영 피아니스트와 함께 일본에서 오랜 연주생활을 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차은영과 첼리스트 강윤미가 연주했다.


그리고 두 번째 곡과 세 번째 곡은 30명의 음악가가 모두 참여하여 진행하는 곡이 진행되었다. 두 번째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Brandenburg Concerto No.5 In D Major, BWV 1050"이었다.


사전 연습이 마쳤고 이제 공연시간까지는 20분이 남았다.


고신국과 박무열은 함께 관객으로 참여하기로 하였고 무대 중앙에 앉기로 했다. 그리고 백호와 석재는 무대 가장 뒷 쪽 좌, 우 양 끝에 앉았다. 춘길과 동수 그리고 나머지 일행들은 경성예술원 건너편에 세워 둔 차량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황금성은 차량 운전석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공연 시간에 늦지 않게 서둘러서 입장하고 있었다. 관객석이 2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좌석이 있었고 공연 10분을 남겨두고 170명 가까운 인원이 자리를 채우게 되었다.


그 들 중에는 일본제복을 입은 자가 20명 가까웠다. 그리고 일본군인으로 보이는 인원이 20명 정도 참석해서 가장 뒷 줄에 앉아 있었다. 최사라가 예상했던 대로 일본 고위 관료가 참석한 것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10분 전에 남성이 한 명 무대로 올라왔다. 그는 바로 고태식이 일본에서 만났던 사람으로 고신국이 연락을 하여 공연 사회자로 참석을 시킨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공연이 시작되기 10분 전에 무대에 올라와서 공연에 대한 설명과 귀빈으로 참석한 사람들의 명단을 불러서 그들을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부탁을 한 것이다.


백호와 석재는 무대 양끝에서 그들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회자가 귀빈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박수가 나왔다. 그들은 바로 조선애국단의 인원들이 수년간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던 을사오적이었다.


30명의 연주자들도 정면으로 관객이 보이는 무대에 앉아서 일어나서 인사를 하는 자들의 생김새와 행동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백호가 계획한 대로 그들의 정체는 모두에게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귀빈들 인사 및 소개가 끝나고 정확히 3시가 되었을 때, 피아니스트 정혜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차은영, 첼리스트 강윤미가 무대에서 일어나서 인사를 했다. 관객들도 박수를 쳤다.


그들의 연주가 시작된 것이다.


정확히 7분 연주가 진행되는 모차르트의 "Piano Trio No.5 in C Major, K548" 곡이 연주되었다. 첫 번째는 Allegro로 시작하였고 그다음 Andante Cantabile,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Allegro로 마무리가 되는 곡이었다. 두 번째의 Andante Cantabile로 넘어가서 연주를 하는 동안 차은영이 그만 바이올린을 누르던 세 번째 손가락의 음이 잘 못 눌러진 것이다.


그렇다. 불과 한 시간 전에 정혜영이 나눠줬던 악보를 받았던 차은영이가 받은 악보에 암호를 표시하는 작업을 하면서 검은색 물감이 잘 못 칠해졌던 것이다. 순간 차은영은 당황해서 곡 연주를 잘 못된 음으로 연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대에 있던 나머지 연주자들과 관객들의 표정은 놀라게 되었고, 연주곡이 끝까지 진행되기 전에 멈춰버린 것이다. 그 순간 백호와 석재, 그리고 고신국, 박무열도 놀란 상황에 있었다. 백호는 순간 무언가 잘 못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쓰고 있던 모자를 누르고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7분 동안의 모차르트의 3중주 연주곡이 끝났다. 차은영이는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것에 눈물을 흘리면서 무대를 황급히 내려간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일본군 한 명이 차은영이를 따라갔다.


일본군이 차은영을 따라가는 모습을 본 고태식은 맨 앞줄에 앉아 있다가 함께 따라 달려갔다.


차은영이 복도를 가는 동안 일본군 장교가 말했다. "(일본어로) 괜찮습니까?"


차은영은 계속 울고 있었다.


뒤늦게 쫓아간 고태식은 일본군 장교에게 말했다. "(일본어로) 그쪽은 신경 끄세요. 제 여자친구입니다."


그 순간 차은영이 일본군 장교에게 말한 것이다. "(일본어로) 저 암호화된 악보 때문에 내가 연주를 망쳤어요. 악보에 장난질을 해 놓아서 음계가 모두 지워졌기 때문에 연주를 제대로 못했단 말이에요... 흐흐"


고태식은 갑자기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일본군 병사가 순간 놀라면서 말했다. "(일본어로) 암호화된 악보요?"


고태식은 차은영에게 말했다. "(일본어로) 무슨 소리하는 거야? 악보를 잘 못 본 것이겠지?"

일본군 장교는 한 달 전 상부에게 내려왔던 암호체계가 적용된 악보가 배포되지 않도록 단속하라는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이 차고 있던 총을 꺼낸 것이다.


일본군 장교가 말했다. "(일본어로) 너희 둘 가만있어!. 왜 거기서 암호화된 악보 얘기가 나와! 너희 조선 놈들 정체가 뭐야!" 그 순간 갑자기 뒤에서 방망이가 날아와서 일본군 장교 뒤통수를 친 것이다.


고태식과 차은영이 뒤를 돌아봤을 때, 백호가 서 있었던 것이다.


고태식은 말했다. "백호단장님... 어떻게 "


백호가 말했다. "태식 씨, 빨리 은영 씨를 데리고 이 예술원에서 나가세요. 일본군 장교가 공연홀 밖으로 나온 것을 아는 사람들이 곧 찾으러 올 겁니다. 제가 뒤처리는 해 놓을 테니, 얼른 건물 밖으로 나가세요. 황금성씨 차로 이동하시라고요."


그렇게 말하고 백호는 일본군 장교를 공연장 대기실로 끌고 가서 포송줄로 의자에 묶어 놓았다. 30분 정도 있으면 정신 차릴 것이라는 것을 안 백호는 지금 당장 일행들과 함께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군 장교가 다시 돌아오지 않자 일본군 세 명이 천천히 공연장 밖에서 찾으러 다녔다.

고신국과 박무열은 아직 공연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연주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차은영이 실수로 무대를 나갔을 때, 사회자가 바로 올라와서 다음 곡을 소개하고 두 번째 연주곡이 진행되고 있었다. 고신국은 박무열에게 그냥 있으라고 말한 것이다.


일본군 세명 중 한 명이 우연히 연주자 대기실로 들어갔다가 장교를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소리를 질렀다.

"(일본어로) 큰일 났다. 장교님이 여기에 묶여있다. 지금 공연장 내에 적들이 있는 것 같다. 빨리 공연장에 들어가서 문제를 일으킨 조선 놈을 찾아라.!"


고신국과 박무열은 바깥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고 조용히 공연장 밖으로 빠져나왔다.


고신국이 말했다. "무열아, 지금 일본군들이 아무래도 무엇인가 낌새를 차린 것 같아. 너는 백호단장을 찾아서 상황이 안 좋으니, 곧바로 차를 타고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전해줘.", 박무열이 말했다. "그럼 너는?"


고신국이 말했다. "나는 연주자들을 챙겨서 나갈게"


그리고 때마침 공연장 안으로 들어온 일본군들이 을사오적과 일본 고위 관료들에게 대피하라고 얘기를 전했다. 그리고 일본군 병사들이 모두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다. 일본군 대위 한 명이 소리쳤다.

"자, 여기 있는 조선인들 모조리 수색해.!"


연주에 참여한 연주자들은 모두 서로의 악보들을 챙겨서 흩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차은영과 함께 연주했던 강윤미와 정혜영, 최민영, 윤지숙 이 네 사람들도 혼란한 틈을 타서 무대를 벗어나서 나오려고 했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제작소(제45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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