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국의 계획
황제국이 장부 한 권을 꺼냈다.
거기에는 홍미라가 헐값에 가져갔단 작품들에 대한 상세기록이 적혀 있었는데,...
같은 시각 홍미라는 공현수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현수가 전화를 받았고 홍미라는 말했다. "여보세요, 아들~ 엄마야...", "아직도 그 20년 전의 일에 갇혀서 사는 거야?. 이제는 정신 차릴 때가 된 것 아니니?"
현수가 대답했다. "엄마, 제가 피곤해서 좀 쉬려고 하는데, 담에 전화하시죠."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홍미라는 그동안 자신이 황제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터라 어떻게 해서든 공현수와 황미경 사이를 다시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며느리가 해외여행을 갔다는 소리를 듣고서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황제국의 전화를 받게 된 이상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황제국은 장부 안에서 홍미라의 소유로 변경된 작품에 대해서 확인했다.
총 20점의 작품이 소유권이 황제국에서 홍미라로 이전되었으며, 황미라가 미술품 가격으로 지불한 금액은 김 비서가 말한 것처럼 137억 원이었다. 그런데, 총 20점 중에서 두 개를 제외한 18점의 작품이 최종 결과에서 위작으로 판정이 된 작품들이었던 것이다. 황제국은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로 말했다. "그럼, 그렇지... 하하"
홍미라가 사 갖고 자신의 집안에 설치해 둔 미술품들은 대부분이 위작을 걸어 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황제국은 미술품 소유권 이전을 하면서 손해를 본 것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득을 보고 넘긴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융통해 간 금액은 모두 빌려간 날짜에 홍미라가 서명을 직접 하고 도장을 찍어두고 받아간 것이기에 언제든지 다시 받아내면 해결되는 것이었다.
황제국은 50년간 미술품을 수집하면서 수많은 돈을 긁어모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언제든지 채용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상황에는 언제든지 버렸던 사람이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딸인 황미경에게 상처를 남긴 현수와 그 엄마인 홍미라를 경계하면서 지켜보는 중이다.
어차피 현수와 미경이 사이에 있는 손녀딸들은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인하여 한국과 독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현수와 미경이가 만의 하나 헤어지게 된다면 자신의 손녀들에게도 돈 한 푼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쩌면 윤서와 아름이도 이미 자신의 부모와 또 그의 부모인 황제국, 홍미경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어느 정도 느낀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각자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비엔나를 떠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황제국은 다른 장부를 책장에서 꺼냈다.
장부를 보는 동안 그 안에는 에곤실례 작품이 적혀 있었고 감정단 결과가 진품 7에 위작 1이라고 적혀있는 내용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1차 낙찰자 이름에 클라라(강지현)가 적혀있었다.
지난 20년 전의 J.K 옥션 제1회 경매가 비엔나에서 진행되었던 기억이 생각났고 그때에 호텔 객실에서 클라라를 만났고 차지훈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클라라와 손잡도록 넘겼던 것이 생각나게 되었다. 황제국은 비밀 공간 안에 있던 의자에 앉아서 오래전의 일들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밤이 어두워졌다.
다음날 오전 10시 독일 뒤셀도르프에서는 세계적인 미술 박람회의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총 20개국에서 500여 개의 갤러리가 참여한 대규모 미술 아트페어였다. 이 행사에는 갤러리를 비롯하여 미술관의 관장들과 국가 문화부 고위 인사들도 VIP로 함께 참여한다.
클라라는 여러 미술관을 대표로 참석했고 그녀의 사위인 차지훈도 함께 동행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특별히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이게 되면서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고가 예술품의 보호차원으로 안전 요원들도 대기를 시켜두었다.
미술박람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갤러리에서 작품이 판매가 될 경우, 주최 측에서 작품 반출과 관련하여 해당 갤러리에서 일종의 판매 증서와 함께 갤러리에만 지급한 별도 포장박스에 넣어서 스티커를 붙여서 내보낸다.
그리고 근대 미술사에 기록되어 있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될 경우, 갤러리의 대표 서명이 날인된 영수증과 더불어 해당 작품에 대한 진품 보증서를 제출해줘야 한다. 보통 마술품 감정기관에서 받아서 참여한다.
클라라와 차지훈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그것은 지난 20년 전에 클라라가 차지훈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영입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대형 박물관에서 소장해야 할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미술품이 개인 수장고에 들어가게 되면 영원히 외부에 공개되지 못하는 전리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귀중한 작품들을 클라라와 차지훈이 미리 확인하여 정부기관과 국립 박물관에서 관리하도록 연결해 주는 것이다.
그동안 차지훈이 클라라와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후, 정부기관에 인도가 된 미술품은 무려 70여 점이었다.
미술 박람회에 출품된 미술품들은 갤러리를 통해 1차 주최 측에 리스트가 전달되는데, 이와 별개로 전시 기간 동안 실질적인 담당자들이 수시로 갤러리 방문을 통해서 음성적인 거래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1850~1950년 근대 유명작가들의 미술품 거래는 진행에 대한 국가기관 사전 신고가 필요하며, 이러한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작품 소유자가 빠른 금전 거래를 원하는 경우, 미술품 경매시장을 통해서 거래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진품인지 위작인지를 먼저 감정원을 통해 판별이 되어야 하므로 특별히 누군가는 이러한 과정들을 건너뛰고 어둠의 경로를 통해 거래해서 처리할 수 있다.
음성적인 거래에서는 진품이 형성된 실제 가격보다 엄청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있으며, 반대로 위작이 진품처럼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즉, 미술시장을 교란시키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특수 기관들이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난 40년간 해 온 것이다.
각 나라에서 참석한 VIP와 갤러리 대표들이 참석한 오프닝 행사는 12시에 모두 끝났고 오후부터는 언론 기자 그리고 외부 관람객 중 컬렉터들이 입장할 수 있었다. 고가의 미술품이 주로 거래되는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연재소설 "제78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