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 원정대
황제국은 며칠째 자신의 요새에 있으면서 비밀 공간에 들어가서 장부들을 천천히 읽어보고 있었다.
3일 전 해외여행을 떠났던 황미경(Miranda)은 사전에 부친인 황제국 회장과 비즈니스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일이 있었다. 일명 '미란다 원정대'라고 황제국이 붙여놓은 인원들은 홍미라와 공현수에게는 겉으로 포장되어 알려진 해외여행 친구들이다.
황제국에게 이미 홍미라와 공현수는 20년간 자신의 돈을 축내고 있었던 떼어내야 할 찐득이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관계 정리를 할 계획이었다.
즉, 황제국은 돈 한 푼 주지 않고 끊어 낼 타이밍을 엿보던 중이었다. 그러던 상황에 자신의 딸이 직접 자신에게 얘기해 준 공현수의 과거에 대해서 본인 입으로 유전자를 갖고 있는 또 다른 자녀가 한국에 있다고 직접 말하게 한 것이다. 황제국 요새로 불러들인 후, 이러한 모든 것을 황제국은 녹음을 해 놓았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곧바로 이혼절차를 진행함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사위로 들어온 공현수에게는 지난 20년 기간 동안 미술품 관련 비즈니스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음악과 연계된 일만 관혀하도록 계획을 했던 것 또한 언젠가 잘라내야 할 가지라고 본 것이었다.
'미란다 원정대' 팀은 독일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의 지역에서 열리는 미술 시장을 원정 방문하면서 거래로 나온 근대 유명화가들의 미술작품을 시세보다 헐 값으로 매입해 오는 것이었다.
지난 50년 전 황제국이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미술품 수집에 남달랐던 터라 자신이 걸어온 인생의 철학과 노하우를 유일한 핏줄이라고 생각했던 외동딸인 황미경(Miranda)에게 가르쳤고, 황제국이 회장직으로 올라간 후에는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대부분의 일은 황미경에게 넘겨서 전 세계를 다니면서 진행하게 되었다.
미술품을 구입할 때에는 직접 다녀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황제국의 철학이었다.
과거부터 시작된 이러한 일들은 외형적으로는 합법적으로 보일 뿐이지만 사실상 불법거래와 음성적인 거래로 진행되어 왔던 것이다. J.K 유통과 물류의 핵심 업무는 바로 불법적으로 구입한 고가 미술품을 합법적으로 처리하여 현지에서 발송한 뒤에 다시 합법적인 방법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황제국의 요새로 들여오는 것이다.
고가의 미술품 유통 조직이 오랜 기간 만들어지게 된 샘이다.
황제국의 비엔나 요새의 비밀 공간에서 보관 중인 100개의 장부에는 이러한 유통에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일종의 뇌물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목록과 금액이 낱낱이 들어가 있던 것이다.
이번 해외 원정을 통해 황제국이 미술품을 통해 예상하는 수익금액은 대략 3천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었다.
J.K 글로벌 기업에서는 신규 예술작품 유치를 위해 투자금액을 대략 5천억 원 정도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수많은 기업의 임원들과 직원들의 눈이 있었기 때문에 신규 예술작품 유치로 그럴싸하게 포장은 되어 있었으나 모든 수익은 황제국 일가에게 들어오는 것으로 비자금 조성을 위한 것이었다.
클라라와 차지훈이 해야 할 일은 불법 유통을 밝혀내려고 하는 것이며, 황제국 일가는 이번 원정대 프로젝트를 통해서 고가 미술품을 비밀 창고까지 안전하게 들여오게 하는 것이다.
오후 2시가 되었을 때,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타난 황미경(Miranda)은 미란다 원정대원들과 함께 독일 미술박람회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황미경이 원정대원들에게 말했다. "자, 몰려서 다니면 의심을 받게 될 테니, 모두 나뉘어서 제가 지시했던 목록에 있는 작품들을 확인하신 후, 제게 보고해 주세요."
그렇게 미란다 원정대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 시각 차지훈은 클라라에게 1차 보고를 마친 후, 그동안 독일에서 준비해 왔던 멤버들과 합동으로 진행되는 감사팀이 박람회에 투입되었다. 모두가 사복차림이었고 평범한 미술품 컬렉터로 보이도록 준비를 했다.
갤러리 부스마다 미술 관련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있었다. "루스트(Lucent) 갤러리에 오신 분을 환영합니다"
처음으로 방문했던 갤러리 루슨트(Lucent Gallery)에는 에곤실례의 1880년대 작품 세 점과 1920년대 작품 두 점이 전시 중에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클림트의 1890년대 작품 두 점이 전시 중에 있었다.
차지훈이 함께 일하는 인원한명과 함께 서로 거리를 두고 갤러리에 전시 중인 작품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란다 원정대 인원들이 다른 입구를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서로는 알아볼 수 없었고 단순히 미술품 콜렉터라고만 생각하면서 관람을 하는 중이었다.
사전에 황제국이 황미경에게 근대 미술화가 중, Top10으로 구입을 요청한 리스트에는 클림트와 에곤실례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루슨트 갤러리에 온 미란다 원정대 인원들의 타깃 작품들인 것이다.
그런데 클림트와 에곤실례의 작품 옆에는 별도의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다.
미란다 원정대 인원중 한 명이 다가가서 갤러리 관계자에게 물어보았다.
"(독일어로) 안녕하세요, 여기에 있는 작품들은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는 것 같아요, 혹시 어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담당자가 대답했다. "아, 아시다시피 클림트와 에곤실례의 작품은 워낙 고가이다 보니 작품 거래를 위해서는 저희 대표님과 따로 얘기를 나눠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차지훈은 계속 대화를 엿들으면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원정대원이 물어보았다. "그렇군요. 만약 작품 거래에 관심이 있어서 연락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지요?", 담당자가 대답했다. "아 그러시다면 저에게 연락처와 성함, 그리고 매입을 원하시는 작품을 남겨주실 수 있으실까요?", 원정대원이 담당자에게 종이에 적어서 전달했다. 담당자는 "네, 그러면 연락드릴게요"
차지훈과 일행은 루슨트 갤러리에서 나와서 클라라에게 전화를 했다.
"클라라 대표님, Lucent Gallery에 들렸다가 클림트와 에곤실례의 작품 총 일곱 점이 전시 중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방문했던 어떤 분이 작품가격을 물어보면서 해당작품 매입을 원한다고 문의하더군요."
클라라가 차지훈에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지훈 씨, 계속 수고해 주세요"
차지훈은 클라라의 의외의 대답이 이상했지만, 다음 갤러리 이동을 위해서 일행들과 움직였다.
차지훈은 지난 10여 년을 클라라와 함께 행사장에 방문하여 여러 가지 음성 거래에 대한 고가 미술품 유통을 파악했으며, 매년 그 수가 증가되었기에 다양한 근대 미술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연구하고 위작에 대해서 공부를 해왔었다. 그러나 오늘 처음으로 방문했던 갤러리 루슨트(Lucent Gallery)에 전시된 작품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품 전에 미술품 감정원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감정서까지 제출하여 전시가 진행된 이상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연재소설 "제79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