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그리움
차지훈은 지수에게 잠시 시간이 된다면 얘기를 좀 더 나눠볼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지수는 아무래도 일행들과의 관람 약속이 있는 상황이라 이동해야 한다고 하면서 지수는 차지훈에게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다. 차지훈은 지수에게 명함을 하나 건네주었다.
그리고 복도에서 누군가 걸어오면서 지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윤서가 말했다 "지수선배, 여기 있으면 어떻게 해요, 모두 작품 관람이 끝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해요"
지수가 차지훈에게 말했다. "선생님, 그럼 저는 내려가 봐야 해서요, 제가 연락드릴게요."
차지훈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윤서는 지수에게 말했다. "저분은 아까 클림트와 에곤실레 작품 설명해 주셨던 분이신 것 같은데, 선배와 어떻게 알고 있어요?". 지수가 말했다. "아, 그런 게 있어. 우리 빨리 가자... 모두 기다리겠다."
윤서가 말했다. "네, 그래요 선배.!"
차지훈은 갑자기 자기 아들 생각에 마음이 힘들었다.
자신의 본심은 그게 아니었는데, 동민이를 결국 한국에 남게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차동민은 한국에 여행을 하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서 왔다가 한국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가고 있었다는 모습을 본 뒤에 독일로 안 돌아간 것이었다.
결국 차지훈과 차동민은 서로가 볼 수도 없는 이국 땅에 있으면서 마음까지 멀어지게 된 것이다.
지수는 윤서와 함께 일행들과 벨베데레 궁전 안에 정원을 구경하고 있었다.
차지훈은 다시 VIP일행들을 가이드하면서 벨베데레 궁전을 나와서 다시 차를 이용하여 다른 미술관을 향해 출발했다. 모두가 차지훈의 미술 설명에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렇게 차지훈이 운전을 하면서 지수와 만났던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잠시동안이었지만 지수를 통해 동민의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라 차지훈은 정말 감사하게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홀로 있으신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났고 한국에 그동안 연락을 못하고 살아온 지난날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게 되었다.
부모님이 작은 사업을 해오다가 연세가 들면서 정리를 하게 되었고 유학 중에 있던 지훈에게 학비를 보내주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결혼식이 있은 후부터 데릴사위처럼 클라라의 저택에서 와이프와 함께 살게 되면서 결국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의 연락을 끊고 있었던 것이다.
차지훈이 미술관을 향해 가는 동안 지수 일행들은 배가 고팠던 나머지 벨베데레 궁전을 나와서 비엔나 첫날에 들렸던 '모데라토' 제과점에 다시 들렸다. 건물 1층에서 빵을 구입한 후, 2층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일행들과 함께 '모데라토' 빵집 건물로 다시 오게 된 것이다.
40년 넘게 한 곳에서 빵집을 운영하였던 사장님은 지수와 그 일행들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지수가 윤서와 함께 사장과 대화를 시도했다. 윤서가 지수의 말을 독일어로 얘기하기 시작했다."(독일어로) 안녕하세요, 저는 윤지수라고 합니다. 사장님, 이곳 빵집이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인기 명소라고 했어요. 그 비결이 궁금하네요.", 빵집 사장이 말했다. "(독일어로) 글쎄요, 저는 선친 대대로 이곳 빵집을 가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제 자녀들에게도 계속 물려줄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같은 자리에서 빵집을 하면서 혹시 기억이 나는 손님들이 있었나요?
모데라토 빵집 사장은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수에게 말했다. "(독일어로) 음, 누가 있을까요?,..." 하면서 잠시 20초 정도가 지났을까..."아, 그러네요. 저희 손님들 중에 참으로 희한하게 만나서 커플이 되었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지수는 물어보았다. "정말요? 어떻게 만났길래 그렇게 특별했던 건가요?"
사장이 창문 너머 건너편을 주시하면서 말했다. "(독일어로) 여성분이 저기 건너편에서 택시를 타려고 기다렸던 것 같은데, 갑자기 웬 소매치기가 오더니 여성분의 가방을 갖고 냅다 도망가는 것이었어요."
지수가 궁금했는지 다시 물어보았다. 윤서가 계속 통역을 하고 있었다. "(독일어로)그래서요?"
사장이 대답했다. "(독일어로) 왠 남성한명이 빠르게 달려가서 소매치기에게 갑자기 바이올린 가방을 갖고 난투를 벌인거애요.", "그렇게 1~2분 정도를 한창 싸우다가 결국 가방을 버리고 소매치기는 달아났어요."
송태희 차장과 심철수 평론가, 그리고 석제와 민호도 스토리가 궁금해서 계속 듣고 있었다.
지수가 말했다. "(독일어로) 그러면 남성분이 소매치기로부터 가방을 되찾은 것이네요. 야 정말 멋져요"
사장은 이어서 말했다. "그런데 그 두 분이 두 달 정도가 지났을까, 저희 빵집에 온 거예요", "둘이 데이트를 하러 온 것은 제가 눈치로 알아챈 것이죠."
지수가 말했다. "아, 정말요? 아 멋진 러브스토리였네요..." 지수는 자신의 엄마인 지혜의 러브스토리였던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수가 다시 사장에게 물어봤다. "(독일어로)그런데 혹시 그 여자분과 남자분 성함을 아세요?"
사장이 말했다. "(독일어로) 여성분 성함이... 아 누구였더라... 맞다 Jinna였네요, 한국어로 윤지혜였네요.",
"그리고 남자분의 성함은... 맞다 그분이 비엔나에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였어요. Brian Gong, 한국어로 현수, 공현수 맞아요. 남자는 공현수, 여자는 윤지혜... 하하, 제가 기억력이 좋은가 보내요"
갑자기 지수와 윤서가 당황해서 서로 우리말과 독일어로 통역하던 것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사장이 이어서 말을 했다. "(독일어로) 맞아요, 그 두 분이 자전거 여행 가서 찍은 사진이라고 저희 가게에 하나를 붙여놓았었는데, 저기 저 액자에 넣어 뒀네요. 참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습니다"
지수가 윤서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윤서 씨, 혹시 사장님이 독일어로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윤서가 말을 이어서 하지 못하고 사진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지수도 윤서를 따라서 사진이 꽂혀있는 액자를 보려고 걸어갔다. 한 걸음 다가가서 확인하는데,...
그리고...
연재소설 "제87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