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커플
윤서가 발견한 사진에는 자신의 아빠인 공현수의 오래전 모습의 사진이 있었다.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옆에 있던 한 여성과 같이 사진을 찍은 것이다. 이어서 뒤에서 사진을 바라본 액자 속에서 자신의 엄마인 윤지혜의 오래전 모습의 사진이 있었다.
지수는 사진을 보면서 "어, 엄마가 이 사진에 왜 들어있지?" 윤서도 말했다 "어, 아빠가 이 사진에 왜 있어?"
갑자기 송태희 차장이 일어나서 액자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말했다. "지수 씨는 이 사진 속 여성을 엄마라고 하고 윤서 씨는 이 사진 속 남성을 아빠라고 하는 거네요... 아, 맙소사."
심철수는 빵을 한입 먹다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입에 물고 있던 빵을 뱉어냈다. 그리고 말했다...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송태희 차장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지수와 윤서를 자리에 앉게 했다. 그리고 사태 파악이 된 석제와 민호는 마찬가지로 먹던 빵을 잠시 내려놓았다.
지수는 고개를 흔들었고, 윤서에게 말했다. "윤서 씨, 이게 무슨 상황이죠?", 윤서도 말했다. "지수선배 저도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에요."
잠시 사태 파악이 된 송태희 차장이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니까, 지수 씨의 엄마와 윤서 씨의 아빠가 자전거 여행 사진 속 주인공이고, 두 분이 이곳 사장님이 알고 있으신 아름다운 커플이네요.", "음. 그러니까 두 분이 여기 비엔나에서 소매치기 사건을 통해 인연이 되었고 연애를 하신 거로 보이네요.", "뭐, 거기까지밖에 우리들이 알 수 없지 않을까요?"
지수도 다시 정신을 차리면서 말했다. "그렇겠죠? 사람이 살다 보면 연애도 하게 되고 그런 거죠...?"
윤서도 모두가 있는 앞에서 침착하게 말했다. "네, 맞아요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면 사귀고 그러죠...?"
둘의 상황이 돌발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행들의 점심 식사는 속히 끝나고 심철수 평론가의 부탁으로 제과점에서 먹던 음식 모두를 포장해서 건물에서 나왔다.
송태희 차장이 말했다. "저희가 오늘은 공연장 구경과 벨베데레 궁전 관람으로 빤히 피곤할 거예요. 그리고 내일 리허설 준비도 있고 하니, 호텔로 일찍 들어가서 쉬기로 하죠"
요 며칠 전에 공현수가 다녀갔을 때에도 현수는 가게 사장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리고 지혜와 함께 찍었던 사진 또한 보지 못했다. 그러나 자식들이 같은 장소에 와서 '모데라토' 빵집 사장을 만나면서 연애의 모든 것이 한꺼 번에 외부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조용히 덮어졌을 뻔했던 그렇게 아름다웠던 시절의 사진이 자녀들에게 보인 것이다.
지수는 호텔에 들어가서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왜, 엄마가 비엔나에서 웬 남자와 같이 자전거 여행을?"
윤서도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둘의 관계를 보다 궁금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수는 한국 시간을 확인하고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저 지수예요."
지혜가 말했다. "그래, 지수야. 오스트리아 잘 도책했고?, 전화를 왜 이제 한 거야? 건강하지?"
지수가 대답했다. "어, 전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오후에 비엔나에 제과점에 들렸다가 거기 사장님이 엄마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놀랐어요. 20년 전에 기억나는 커플이라고 하면서 그리고 여기에 엄마와 웬 남자분, 공현수라고 하던데 둘이 찍은 사진이 걸려 있어요."
지혜는 순간 당황하며 놀랬다. "어? 설마 그럴 리가... 엄마가 비엔나에 잠시 있었던 적은 있는데, 남자와 사진을 찍었다고? 아마 다른 사람일 거야...", 지수가 대답했다. "그렇죠?, 그런데... 사진이 엄마 젊었을 때와 비슷해서요... 그럼 또 연락할게요"
지혜는 아무래도 자신이 20년 전에 자주 들렸던 빵집 '모데라토'에 지수가 방문했던 것으로 생각했다.
다음 날...
리허설이 있는 날이다. 송태희 차장과 심철수 평론가, 그리고 지수의 멤버들 모두 서둘러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차에 탑승했다. 모두가 파이팅 하면서 공연장으로 출발했다.
같은 시각 공현수 역시 Silvia교수가 얘기했던 공연장의 리허설이 오늘 진행된다는 생각에 서둘러서 사무실로 출발했다. 자신에게 결재가 올라온 서류들을 모두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제 내일이 황제국 회장에게 진척사항을 보고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연주자들은 인원이 많지 않았고 더군다나 크로스오버 장르에 부합되지 않았던 것이다.
공연장에 도착한 지수와 윤서, 그리고 석제, 민호가 악기들을 하나둘씩 챙겨서 점검하기 시작했다.
어제저녁까지 무대에 필요한 조명 세팅과 음향장치가 다시 새로 설치가 되었기 때문에 공연장 무대 감독을 비롯하여 스태프들까지 오늘 모두 서둘러서 공연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Silvia교수도 일찍 공연장에 도착했다. 도착한 모든 멤버들과 인사를 했다.
공연장에 도착한 일행들과 함께 윤서는 독일어로 통역하면서 오늘 진행될 사항들에 대해서 송태희 차장과 윤지수가 설명하는 말을 옮기기 시작했다.
송태희 차장이 무대 스탭과 참여한 인원들 모두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튜디오 영(Young Studio)의 송태희 차장입니다. 이틀 후에 진행되는 공연과 관련하여 오늘부터 리허설을 위한 무대 장비와 연주자들의 공연 상황 등 모든 것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점검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카프리스' 밴드의 크로스오버 장르를 소개하는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대 의상이나 조명의 움직임을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
윤지수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공연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게 된 윤지수입니다. '카프리스' 밴드의 리더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저희의 음악이 정통 클래식 연주를 하는 타이밍과 더불어 빠른 템포의 변형된 크로스오버 장르의 음악이 오버랩되는 구간이 있으며, 이 부분에서 무대는 잠시 어두워졌다가 조명을 다시 밝게 제어하면서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비춰줘야 합니다.", "이러한 세부적인 포인트를 공연 콘티에 같이 적용해 놓았고, 리허설을 통해 진행하면서 맞춰갔으면 합니다."
그렇게 공연 내용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잠시 30분 정도 쉬었다가 리허설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무실에서 현수는 오늘 리허설을 진행하는 크로스오버 밴드의 공연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출발했다. 아직 어떤 밴드인지 정확히 입수한 정보는 없었고, Silvia교수도 직접 리허설 무대에서 확인하도록 제안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밴드에 참여한 연주자들에 대한 정보 역시 알지 못한 채로 공연장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현수가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 리허설이 막 시작되었다.
현수는 무대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Silvia교수를 만나게 된 것이다.
현수가 Silvia에게 말했다. "(독일어로) 안녕하세요, 교수님.", Silvia도 대답했다. "어, 오셨군요"
현수와 Silvia는 무대에 올라온 '카프리스' 멤버들을 보게 되었다. 아직 그들은 준비된 무대의상을 착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수가 바이올린을 들고 파가니니의 'Caprice No.24'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현수는 지수의 파가니니의 곡 연주를 들으면서 과거에 자신이 이곳 무대에서 연주했던 모습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수많은 관중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매 곡이 끝날 때마다 열광을 했던 공연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공연장에서 넘어지는 사다리를 피하도록 보호하기 위해서 지수를 감싸며 쓰러졌던 상황이 생각났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졌던 일이었지만, 지수의 모습에서 자신의 연주 모습과 함께 자신을 응원하던 한 명의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비엔나에서 만나서 사랑하게 되었던 한국 유학생 윤지혜였다.
그리고...
연재소설 "제88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