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지에 그려진 사랑(88화)

하트 브레이크

by MRYOUN 미스터윤

현수는 기억 속의 과거의 모습을 잊고 다시 리허설이 진행되는 무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곧바로 첼리스트인 여성이 나와서 연주를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뭔가 잘 못 본 것이 아닌가 싶어 눈을 씻고 다시 쳐다보았다.

분명히 자신의 딸인 윤서가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오프닝 곡의 리허설 장면을 지켜보게 된 현수는 잠시 쉬는 시간이 되었을 때, 윤서에게 다가갔다.


현수는 말했다. "윤서야, 어떻게 된 거니?", 윤서가 대답했다. "아빠, 어떻게 여기에 계신 거죠?"


지나가던 지수는 그렇게 둘이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남성이 지난번 사다리에서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나타났던 바로 그 사람이었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왠지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즉, 갑자기 '모데라토' 카페 사장이 얘기해서 알게 되었던 바로 그 사진 속 남자인 것이 기억났다.


지수가 본 장면은 바로 윤서와 그녀의 아빠가 만나고 있는 것이다. 지수는 자신의 엄마가 윤서의 아빠와 도대체 어떤 관계일까 자꾸 궁금해졌다. 그렇다고 직접 다가가서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수가 제과점에 들렸을 때, 가게 사장님이 가장 기억나는 커플을 말하면서 동시에 벽에 걸려있던 사진을 알려줬고, 그때에 지수는 자신의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뒀던 것이 생각났다. 기회가 생기면 차라리 그 사진을 윤서 아빠에게 보여주면서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현수와 말하던 윤서는 무대로 다시 돌아왔고, 현수는 그런 윤서를 바라보다가 공연장 입구로 걸어갔다.

과연 무슨 대화가 오고 갔길래 그랬던 것인가...


지수는 얼마 전에 윤서가 한국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서 말했던 기억이 났다. 결국 가족의 갈등이 가장 큰 문제였다. 현수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또 다른 아이가 있다는 것을 윤서는 알고 있었고 그 상황에서 아빠와의 사이에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었다.


현수가 공연장 밖으로 나갔을 즈음에 다시 '카프리스' 멤버들의 리허설은 계속 진행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의 공연 리허설은 끝났다.


리허설을 지켜보던 송태희 차장과 심철수 평론가가 멤버들에게 '정말 고생들 많았어요"라고 말했다.

Silvia 교수도 무대 한쪽에서 서서 보고 있다가 송태희 차장 일행들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다


"(독일어로) 제가 장라파엘 대표에게 처음에 들었을 때, 크로스오버 밴드 공연 인원들이 이곳 무대를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대부분의 공연은 정통 클래식 연주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보게 된 '카프리스'의 무대는 신선하였고 굉장히 파워풀했습니다. 이 번 공연을 통해 한국의 크로스밴드가 새롭게 선보이는 기회가 되기도 하겠지만, 오스트리아에서도 크로스오버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수와 윤서, 석제, 동민은 멤버 서로를 쳐다보면서 다시 한번 파이팅 하자는 뜻의 다짐을 하게 되었다.


모든 리허설의 순서가 끝나서 지수는 잠시 화장실로 갔고 복도로 걸어오는 윤서와 다시 지나가다가 마주치게 되었다. 그래서 지수가 말을 했다. "오늘 연주하느라 수고 많았어요, 첼로 연주 정말 멋지더라고요."

윤서도 지수에게 말을 했다. "지수선배,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지수가 윤서에게 "혹시 오늘 호텔에서 저와 잠시 얘기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본 것이다.

윤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고, 둘은 다시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무대 공연 리허설이 끝난 지, 2시간이 지났을 때, 호텔로 돌아온 멤버들은 모두 객실에서 쉬고 있었다.

그리고 약속을 했던 지수와 윤서는 호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수는 윤서에게 말했다. "실은 오늘 리허설할 때, 윤서 씨가 아빠와 같이 서 있는 것을 보았어요."

윤서가 말했다. "아, 그러셨군요. 갑작스러운 방문에 저도 실은 좀 당황했어요"


지수가 물어보았다. "윤서 씨, 저는 어릴 때부터 동생과 함께 다닐 때마다 친구들이 아빠 자랑을 많이 하는 것을 보면서 내심 부러워하기도 했었거든요, 당연히 저와 쌍둥이인 혜성이가 항상 아빠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다녔었죠.", "그때마다 저희 엄마는 아빠는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사고로 하늘나라에 가셨다고 하면서 저희를 달랬습니다."


윤서는 지수가 어떤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대충 짐작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윤서가 지수에게 말했다. "지수선배, 저도 선배가 어릴 때부터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들었던 사실을 감춘다고 해서 그 사실이 사라질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선배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서 먼저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저도 아는 부분은 알려드리려고 해요."


지수가 물어보았다. "윤서 씨, 혹시 그날 저희가 제과점에서 보았던 사진이 정말 윤서 씨의 아빠 공현수 씨가 맞죠?", "그리고 윤서 씨가 어제 공연장에서 만났던 아빠가 공현수 씨가 맞고요, "


윤서가 대답했다. "네, 선배가 생각하는 그대로 전부 맞습니다.", "그리고 선배의 엄마와 저의 아빠가 연애를 했던 것도 맞고요.", "그리고 제가 고등학교 되었을 무렵 저희 아빠와 엄마가 다투는 것을 들었는데, 저희 부모님이 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여자분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있었고 한국에서 키우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윤서가 계속 이어서 말을 했다. "그때가 20년 전이기 때문에 아마도 선배와 선배 쌍둥이가 태어나서 자라던 시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 것은 추측이고 사진 속의 두 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정확하게 누구인지를 알아낼 방법은 없습니다."


지수가 대답했다. "윤서 씨, 제가 궁금했던 것이 바로 그 부분이에요. 저도 저희 엄마가 사실을 말씀하지 않으셔서 제 아빠 되시는 분이 어떤 분이셨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사실을 모두 숨기고 있어야 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제 동생인 혜성이가 지금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 당혹스러움은 누구보다 클 것 같아요."


윤서가 말했다. "지수선배,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이제 당사자들끼리 만나도록 하는 것뿐인 것 같아요.", 지수가 물어보았다. "무엇을 어떻게 당사자끼리 만나도록 하죠?"


윤서가 말했다. "이미 저의 엄마와 아빠는 서로 만나서 얘기를 하지 않고 서로 사이를 좁힐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실을 혹시나 저희 외할아버지가 알고 있게 된다면 아마도 당장 헤어지게 할 것이고요.",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과는 상관없이 지수선배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아빠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도움은 드리고 싶었어요."


지수가 대답했다. "윤서 씨, 그래도 되겠어요? 저는 윤서 씨가 그 이후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충격을 감당해야 할 텐데 말이죠.", 윤서가 대답했다. "이미 저는 부모님의 관계가 안 좋을 대로 갔고 그 영향으로 저와 제 동생 아름이는 다른 나라로 옮겨서 살기로 했던 것이에요.", "이제 제 나이도 스무 살이 되었고 부모님의 사정은 두 분이 알아서 하셔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윤서가 지수에게 말을 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해요.", "지수 선배의 엄마와 제 아빠 공현수 씨 두 분이 서로 연락을 안 한 지 거의 20년이 되었다면 이제 만나도 서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것 같아요.", "그러나 기회를 만들어야죠.", "두 분 모두를 잘 아는 분을 통해서 만나게 하는 것이죠"


지수는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윤서 씨, 혹시 제과점 사장님을 통해서 말하는 건가요?", "여기 비엔나에서 만나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죠? 저희 엄마는 한국에 있으셔서..."


윤서가 대답했다. "지수선배, 저도 생각을 해 볼게요" 지수는 알겠다고 하고 다시 호텔 객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후 5시 정도가 되었을 때, 시간에 윤서는 로비로 내려와서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출발했다.

윤서는 지수에게 말하지 않고 택시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이동했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이동했을 때, 도착한 곳은 다름이 아닌 제과점 '모데라토'였던 것이다.


윤서가 올라간 곳은 바로 사장이 말했던 사진을 다시 보기 위해서였다. 1층 제과점을 포함하여 각 층마다에는 제과점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수많은 사진들이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려 있었다.


그렇게 사진을 보고 있는 동안 공현수와 윤지혜가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제과점 사장이 알려줬던 사진 외에도 몇 장의 사진을 볼 수 있었고 그 사진들 중에는 무슨 팔찌 같은 것을 둘이 서로 들고서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그 팔찌에는 이니셜이 적혀 있었다. 윤서는 갖고 왔던 핸드폰으로 걸려있던 사진들을 카메라로 찍었다. 그리고 혹시 가게 사장님이 있으신지 물어보았으나, 저녁 시간에는 이미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사장을 만날 수 없었다.


혹시 몰라서 사장님 연락처를 직원에게 물어보았고, 마침 온 김에 제과점에서 빵과 과자를 구입해서 제과점에서 나왔다. 윤서는 다시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윤서는 지수에게 연락했다. "지수선배, 저 잠시 시간 되면 객실로 와 주실 수 있어요? 제가 빵과 과자를 사뒀는데 같이 드시죠." 지수가 윤서의 객실로 들어갔다. 윤서의 모습은 불과 두 시간 전에 봤을 때와 달리 밝은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갑자기 공연장에서 아빠와 만났던 일도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연재소설 "제89화"가 이어집니다...


















































keyword
이전 04화오선지에 그려진 사랑(8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