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이야기 4

by 홍유

석 달이 시작되고, 한의원을 찾았다. 어느 책에서인가, 한의학에서도 녹내장 치료를 하고 있다고 보았다. 녹내장 치료는 지금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여기저기 찾아보고, 8 체질 치료를 한다는 곳을 방문했다.


먼저 체질을 찾고, 해독을 하고, 체질침을 맞고, 약을 지었다. 그 과정에서 일주일이 또 흘렀다.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체질에 맞는 음식 목록을 받아서 그것만 먹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그간 의식도 못하고 먹었던 인공 당류를 제한하고, 식이요법 기간에 과일도 멀리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밀가루를 끊어야 했다. 이때부터 체중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가벼워진 몸을 다시 느끼는 것은 상쾌하다. 헬스를 하는 동안 변화가 없던 몸무게도 식단을 조절하면서부터(정확히는 당류를 제한하면서부터) 줄어들었다. 가벼워진 몸에 맞춰 새 옷을 사는 것도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다. 주기적으로 체질침을 맞으면서, 살짝 높았던 공복혈당도 제자리로 돌아왔고, 유난히 차던 손발도 따뜻해졌다. 침을 맞으러 가는 길도 나들이처럼 즐거웠다.


살이 빠진 것을 나보다도 주변에서 더욱 민감하게 알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을 뺐냐는 이야기에, 빵을 끊고 간식을 끊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걸 어떻게 했냐며 대단하다는 농담이 오갔고 즐겁게 웃었다. 굳이 사람들에게 병을 말할 필요는 없었지만,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만은 감사했다.


보약을 두 번째 먹고 나서 안과에 방문하는 석 달이 되었다. 나름대로 한양방 협진을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했다. 제발 그대로 유지되었기를. 그리고 처음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결과를 들으면서 감사했다. 잘하고 있다는, 주치의 선생님의 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두 번째 석 달이 시작되었다. 석 달씩, 넉 달씩. 안약을 넣고, 음식을 조절하고. 눈을 아끼고 나를 염려하면서.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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