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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본모습을 숨기다 ③
| 지금대충 VS 준비되면

<신혼 1년 회고 > 시리즈 1




결혼 후 우리는

개인의 목표공동 일정에 관해

신경 쓸 일이 더욱 많아졌는데,


우리의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은 늘 비슷했다.







듣고싶은 자와

말하고 싶지 않은 자..


우리는 각자 원하는 바가 명확히 달랐다.





부모님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자란 끼리씨

나의 삶에 전반적으로 개입해 도와주고 싶어 하고

나도 끼리씨에게 적극적으로 관여 하기를 원한다.


반면, 부모님과 떨어져 독립된 삶을 주로 보낸 나

개인 영역이 중요하고 개입 받는 것을 싫어해

존중의 의미로 상대가 말하기 전에는 잘 묻지 않는다.



우린 서로의 다른 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다름을 '아는 것'이

'이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선을 긋는다고 느끼는 끼리씨와

선을 넘는다고 느끼는 나




나는 나중에 한번에 말하고 싶었기에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 쓰는 느낌이었다.

중간중간 질문과 관리가 들어오니까 끼리씨한테 잘 설명하기 위해서

보고를 위한 보고를 하는 느낌이었다.


반면 끼리씨는 그 중간 과정 공유가 왜 에너지를 쏟는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서로 묻고 대답하는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여겼기에

간단하고 빠르게 서로를 돕는 방법이라 느꼈다.



그래도 우리의 갈등은

하루를 못 넘겼다.



안 풀면 서로가 답답하기 때문이다.

(물론 답답함의 이유는 다름)






끼리씨는 '감정의 해소'가 중요하고

생각을 바로 말로 표현하는게 편하다.

그만큼 빠른 피드백이 중요한 사람이다.


끼리씨가 궁금증이 들면 내게 바로 질문하는 이유였다.

이 감정을 미루지 않고 바로 해소해야 했기에 내게도 즉답을 요구했다.

끼리씨의 부지런함과 실행력은 내게는 부담으로 느껴지길 수 있었다.





나는 '인과관계 정리'가 중요하고

생각을 말보다 글로 정리하는게 편하다.

그만큼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사람이다.


끼리씨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였다.

'이걸 끼리씨가 한번에 이해하려면 다른 것들도 설명해야 하는데..'

나의 신중함이 끼리씨에게는 대답의 회피로 느껴질 수 있었다.





이로써 제 2차 창과 방패의 대결은

평화협정을 맺으며 상생안을 찾아냈다.






다름을 아는 것은 쉽지만, 이해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했다.






- 다음 시리즈 -


이어지는 이야기


 '결혼 후 본모습을 인정함'

(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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