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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까 May 25. 2022

인-연

시#2

인연은 실과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가는 실.



맞잡은 실은 서로 당길 때 팽팽해진다.

팽팽해진 실은 작은 떨림에도 반응한다.

작은 떨림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쪽이라도 힘을 빼면 실은 느슨해진다.

느슨해진 실은 큰 떨림도 전하지 못한다.

큰 떨림도 아스라이 사라진다.



힘 없이 늘어진 실에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함에 내가 쥔 실을 잡아당긴다.

팽팽해진 실, 그러나 이내 곧 느슨해진다.



다시 세게 잡아당기고 또다시 느슨해진다.

그러기를 몇 번, 실의 긴장감이 사라진다.

아무리 당겨도 실의 긴장감은 살아나지 않고

끊어진 실의 한쪽만이 남게 된다.



그렇게 하나의 인-연이 끝난다.



혼자서는 이을 수 없는 실

둘의 마음이 통해야 이어지는 실



나는 오늘 몇 개의 실을 놓았나

내가 마음을 다해 잡고 있는 실은 무엇인가



나는 몇 개의 실로 이어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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