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인연은 실과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가는 실.
맞잡은 실은 서로 당길 때 팽팽해진다.
팽팽해진 실은 작은 떨림에도 반응한다.
작은 떨림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쪽이라도 힘을 빼면 실은 느슨해진다.
느슨해진 실은 큰 떨림도 전하지 못한다.
큰 떨림도 아스라이 사라진다.
힘 없이 늘어진 실에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함에 내가 쥔 실을 잡아당긴다.
팽팽해진 실, 그러나 이내 곧 느슨해진다.
다시 세게 잡아당기고 또다시 느슨해진다.
그러기를 몇 번, 실의 긴장감이 사라진다.
아무리 당겨도 실의 긴장감은 살아나지 않고
끊어진 실의 한쪽만이 남게 된다.
그렇게 하나의 인-연이 끝난다.
혼자서는 이을 수 없는 실
둘의 마음이 통해야 이어지는 실
나는 오늘 몇 개의 실을 놓았나
내가 마음을 다해 잡고 있는 실은 무엇인가
나는 몇 개의 실로 이어져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