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이라는 스팸 데이터를 처리하는 완벽한 알고리즘
굴욕을 선물 받은 자의 가장 완벽한 복수
로마 공화국 시절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 사이에 내전이 터졌을 때의 일이다.
폼페이우스는 명망 높은 정치인 소 카토에게 군대의 최고 통수권을 넘기기로 했다.
어마어마한 권력과 영예가 굴러들어온 셈이다.
하지만 며칠 뒤 카토를 질투한 내부자들의 비열한 모략 때문에 폼페이우스는 그 결정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린다.
현대의 직장인으로 치면 사장님이 전 직원 앞에서 임원 승진을 발표했다가 며칠 만에 취소해 버린 것과 같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굴욕이다.
그런데 카토의 반응이 압권이다.
그는 화를 내지도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않았다.
그저 명예에도 불명예에도 철저한 무관심과 수용이라는 일관된 태도로 대응했을 뿐이다.
그는 개인적인 수치심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지지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다독이며 대중 집회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이어갔다.
자신에게 쏟아진 수치스러운 모욕을 그저 흔한 스팸 메일처럼 우아하게 읽고 씹어버린 것이다.
[감각 사진]
연구실 컴퓨터 앞에서 예의 없고 공격적인 내용이 담긴 익명의 메시지를 열어보았을 때의 감각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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