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의 롤러코스터

혈당 스파이크의 유혹과 배신

by 김경훈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며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삼킨 달콤한 라테 한 잔과 바삭한 크루아상이 몸 안에서 어떤 난동을 부리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번 메뉴는 최근 건강 트렌드의 중심에 선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다.

내 몸의 연료인 포도당이 어떻게 독으로 변하는지, 그 은밀하고 짜릿한 메커니즘을 파헤쳐 보았다.



밥 먹고 식은땀이? 현식 씨의 기묘한 저혈당


2004년, 사무직인 45세 현식 씨가 병원을 찾았다.

그는 밥을 먹고 두 시간만 지나면 식은땀이 나고 손발이 떨리며 죽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보통 저혈당은 굶었을 때 나타나는데, 그는 배불리 먹은 뒤에 증상이 나타났다.


범인은 위절제 수술이었다.

음식물을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보내주는 '유문'이라는 괄약근이 사라지자, 탄수화물이 한꺼번에 장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혈액 속으로 포도당이 홍수처럼 밀려들자 몸은 깜짝 놀라 인슐린을 과다 분비했고, 그 결과 혈당이 곤두박질치며 저혈당이 발생했다.

이것이 바로 혈당 스파이크의 극단적인 사례다.

식후 혈당이 300밀리그램퍼데시리터까지 치솟았다가 순식간에 50밀리그램퍼데시리터로 추락하는 그야말로 '자유낙하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포도 없는 포도당, 뇌가 사랑한 청정 연료


포도당의 영어 명칭인 '글루코스'에는 포도라는 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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